대통령·국회의장·대법원장 한자리…외교장관, 靑비서실장 공관으로
[용산시대 개막] ③ 3권 수장 모인 '정치1번지' 한남동 관저타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공관촌이 입법·사법·행정 3권 수장의 거처가 모두 모여있는 '정치 1번지'로 변모한다.

국회의장·대법원장 공관에 더해 현 외교부 장관 공관이 대통령 관저로 바뀌면서다.

3권 수장의 관저·공관이 지근거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로 '관저'라는 명칭은 대통령이 사는 곳에만 사용한다.

외교장관 공관이 대통령 관저가 되면서 명실상부한 '한남동 관저타운'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8일 기준 한남동 공관촌에는 이들 공관을 비롯해 국방부 장관·합동참모의장·육군참모총장·한미연합사부사령관·해병대사령관 공관 등 8개 공관이 모여있다.

한남동에 주로 군 지휘부 공관이 자리한 것은 용산 미군기지·국방부와의 인접성 때문이다.

한남동 주변에는 54개국의 외국 공관도 몰려있다.

청와대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고, 공관이 몰려 있어 경호도 용이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육군참모총장은 충남 계룡대에도 공관이 있어, 한남동 공관에 머무르는 날이 많지 않다는 비판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해병대사령관도 화성 덕산대에 별도 공관을 갖고 있다.

당초 육군참모총장 공관이 대통령 관저로 검토됐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육군참모총장 공관의 경우 그간 제대로 사용되지 않아 리모델링이 잘 이뤄지지 않았고 재건축에 가까운 대공사를 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외교부 장관 공관의 경우 문재인 정부 들어 12억원을 들여 시설을 개선하는 등 비교적 잘 관리돼온 점이 고려돼 대통령 관저로 최종 낙점됐다.

대지면적 1만4천710㎡(약 4천450평)에 건물면적 1천434㎡(약 434평)로, 생활공간 외에 면담, 연회, 만찬 용도의 별도 공간을 갖춰 외교행사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해병대사령관 공관은 경호동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용산시대 개막] ③ 3권 수장 모인 '정치1번지' 한남동 관저타운
이들 공관은 '폐지론'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세금으로 운영되면서 대지·건물 면적이 지나치게 큰 탓에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에 불과하다는 게 주된 비판이다.

일례로 김명수 대법원장은 입주 전 16억여원을 들여 공관을 '호화 리모델링'했다는 야권의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 며느리가 소속된 한진 법무팀이 대법원장 공관에서 만찬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감사원은 2017년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이뤄진 공관 리모델링 사업에서 4억7천만원의 '예산 무단 이·전용'이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대법원장 공관은 대지면적 7천100㎡(약 2천148평)에 연면적 1천319㎡(약 399평)으로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다.

한편, 외교부 장관의 새 공관으로는 기존 삼청동의 대통령 비서실장 공관이 사실상 낙점된 상태다.

비서실장 공관은 외교부 장관 관사로 사용하고, 붙어 있는 안가(安家)는 외교행사 목적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

삼청동 공관촌에는 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 공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