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겹치지만 장소·방식 등 이견…선거 결과로 판가름

충북도의 현안 중 하나인 '첨단산업 맞춤형 인공지능(AI) 영재고 설립' 장소를 놓고 여야 충북지사 후보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충북도는 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 등 AI를 활용할 핵심 성장산업 인프라는 충분하나 AI 산업인력 공급은 크게 부족하다고 보고 AI 영재고 설립을 추진해 왔다.

전국에 54곳인 자사고, 영재고, 국제고가 충북에는 1곳도 없어 인재 유출이 심화하는 점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충북도교육청도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차세대 AI 인재 양성이 절실하다며 AI 영재고 설립을 지지했다.

도는 2026년까지 910억원(건축비)을 들여 청주 오송 제2·3생명과학국가산업단지에 전교생 360명 규모의 AI 영재고를 설립해 뇌인지·컴퓨터과학 융합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로 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국정과제 반영을 건의했다.

이 결과 AI 영재고 설립은 새 정부의 충북 15대 정책과제에 포함됐다.

충북지사직을 다투는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후보와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도 나란히 AI 영재고 설립을 공약으로 채택했다.

AI 영재고 어디로?…노영민 "혁신도시" vs 김영환 "오송"
다만 사업 장소나 설립 방식에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7일 두 후보 선거캠프에 따르면 노 후보는 주요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창의 융합형 디지털 인재 양성과 이를 통한 지역산업 활성화를 위해 충북혁신도시(진천·음성)에 AI 영재고를 설립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 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노 후보는 "영재고 설립으로 충북이 과학교육의 도시로 도약하고, 미래 핵심역량을 갖춘 전문 인재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그러나 충북도의 원안대로 오송에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는 특히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오송에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을 조성하기로 충북도와 업무협약을 한 점에 주목해 카이스트 병설 바이오·메디컬 영재고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 측은 "바이오 영재고를 바이오메디컬 캠퍼스에 설치한 뒤 모든 교육과정을 카이스트에 부속시켜 창조적 상상력을 가진 인재를 키우고 그들이 연구와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내 과학기술 인재양성 1위인 카이스트가 바이오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바이오 융합인재 양성의 적임자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두 후보의 구상이 엇갈리는 AI 영재고 설립 방향은 25일 뒤 선거 결과로 정해지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