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열병환자 발생'따른 조처에 무게…NK뉴스 "황사로 평양시민에 통행금지령"
북, 어제 외출금지령 내렸다 해제 동향(종합)
북한 당국이 4일 주민들의 외출금지령을 내렸다가 해제한 동향이 포착돼 배경이 주목된다.

5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전날 오전을 기해 한시적으로 주민들의 외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가 이날 해제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출금지령이 적용됐던 구체적인 지역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는 외출금지령이 최근 북한 각지에서 열병 환자들이 발생한 것과 관련이 있으리라는 데 무게를 두고 추가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병은 장티푸스와 같은 수인성 질환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식수 인프라가 열악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국경봉쇄로 의약품 수입량이 급감하면서 수인성 전염병에 취약한 상태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0월 북한에 수인성 전염병이 확산하고 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바 있다.

발열은 코로나19의 주된 증상이라는 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북한은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국경을 맞댄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자, 지난 1월 어렵게 재개한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도 최근 중단하는 등 방역에 신경 쓰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김일성 생일 110주년(4월 15일)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 90주년(4월 25일) 등에 대규모 인력이 운집하는 경축행사를 연이어 개최한 터라 혹시 모를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한때 외출금지령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외출금지령이 풀린 동향이 있는 점에 비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조치는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황사 때문에 일시적으로 외출금지 지시가 내려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이날 "평양을 통과하는 황사 때문에 북한 당국이 어제 평양 주민들에게 실내에 머물 것을 지시했다가 오늘 해제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북한 당국이 이런 지시를 내린 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몽골과 중국으로부터 불어오는 황사에 딸려와 유입될 것이란 우려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북한매체들은 그동안 공기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해질 때마다 주민들에게 철저한 방역 태세를 주문해오곤 했다.

그러나 북한도 황사가 심하면 주의보를 발령하는데 전날엔 이런 조처는 없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