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설리번, 전화협의 조만간 나설듯
尹-바이든 행정부, '정상회담 조율' 안보사령탑 핫라인 곧 가동
이달 21일 개최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사전조율을 위한 안보실장 간 협의 채널이 조만간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 취임 열흘 뒤 곧바로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이뤄지는 만큼 새 정부도 미국과 의전 및 의제 조율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4일 윤 당선인 측에 따르면 새 정부 첫 국가안보실장에 내정된 김성한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간사와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전화 협의에 나설 전망이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직접 방미하는 방안은 현재로서 시간이 여의치 않다며 "통화로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각각 한미의 '안보사령탑'이다.

앞서 이달 23일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의 아키바 다케오 국가안전보장국(NSS) 국장(안보실장 격)이 최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3일(현지시간) 설리번 보좌관과 회동했다.

새 정부 측과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하순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의 방한 등을 계기로 첫 정상회담 결과물을 조율하기 위한 협의를 본격화했다.

케이건 국장과 같은 시기 미국 측 의전팀도 방한해 정상회담 후보지 등을 답사했다.

미국은 관례에 따라 조만간 또다시 답사단을 보내 회담장과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예정지 등을 최종 점검할 전망이다.

尹-바이든 행정부, '정상회담 조율' 안보사령탑 핫라인 곧 가동
새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를 뒷받침할 각종 협의체 신설·재가동이 이번 정상회담 합의에 포함될지도 주목된다.

특히 새 정부는 미국과 공급망 등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미 경제·안보 '2+2' 회의를 신설하는 방안을 국정과제에 포함시킨 바 있어 이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를 포함한 미래 핵심기술 분야에서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의 진입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려 하고 있다.

공급망 재편이 외교·안보적 고려에 따라 이뤄지는 만큼 한미 경제·안보 부처가 함께하는 회의체가 신설되면 이 분야에서 전략적 공조가 더 긴밀해질 수 있다.

인수위와 외교당국은 한국에서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미국에서 국무부와 상무부가 참여하는 형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징성을 부여해 장관급으로 첫 회의를 발족하되, 차관 또는 차관보급의 실무 레벨로 정례화해 운영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1월 이후 중단된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활성화와 관련된 내용이 한미 정상회담 합의에 포함될지도 관심이다.

EDSCG가 재가동되면 여기서 한반도 위기 고조 때 미국 전략자산 전개 등을 논의할 수 있어 미국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

지난달 방미했던 윤 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도 EDSCG 재가동 문제를 거론했다.

박진 대표단장(외교부 장관 후보자)은 방미 당시 "지난 몇 년 동안 제대로 역할을 못 했던 확장 억제를 위한 협의체를 재가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EDSCG는) 당연히 해야 하는 협의체를 하지 않았던 것"이라면서도 정상회담 합의문서에 담길 표현 등은 아직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