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장비 리드타임 최장 2∼3년까지 길어져"

반도체 생산장비에 사용되는 반도체마저 부족한 상태여서 벌써 3년째로 들어선 반도체 부족 사태의 조기 해결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이 신문은 업계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반도체 생산장비를 주문해서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리드타임)이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났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만 해도 주문에서 납품까지 시간이 수개월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경우에 따라 2∼3년까지 걸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에 주문한 반도체 생산설비의 배송도 늦어지는 실정이라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인 어드밴테스트 아메리카의 덕 르피버 최고경영자(CEO)는 부품 공급 차질로 리드타임이 2배 이상 늘어난 상태라면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덜란드의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페터르 베닝크 CEO도 내년까지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2025년이나 돼야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부족 사태가 조기에 끝날 것이란 희망도 사라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반도체 업계 경영진들은 반도체 부족 사태가 2024년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GF)의 톰 콜필드 CEO는 올해 안에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룰 것이란 희망 섞인 기대가 있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반도체 수요는 수그러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세계 반도체 업계 매출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5천억달러(약 633조원)를 넘어섰으며 2030년까지 대략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금융사 서스쿼해나 파이낸셜 그룹에 따르면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강한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반도체 리드타임이 평균 6개월 이상으로 역대 최장기간을 나타내고 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의 반도체 전문가인 피터 핸버리는 올해 일부 신설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서 자동차용 등 저사양 반도체 공급 부족은 완화되겠지만, 전자제품 등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의 공급난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꼬여가는 반도체 부족 사태…칩 생산장비용 반도체도 부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