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통째로 빌리고 '메타버스 회사 투어'…가족친화경영 강화
어린이날 징검다리 연휴 전 직원 연차 권고…"가족 행복이 회사 성장"

올해 100주년을 맞는 어린이날(5월5일)을 앞두고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임직원 자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테마파크를 통째로 빌려 임직원들이 자녀들과 함께 이용할 수 있게 하거나 맞춤형 어린이날 선물을 주고,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부모님의 일터를 간접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등 가족 친화적 경영활동을 앞다퉈 진행하는 모습이다.

특히 징검다리 연휴인 올해 어린이날에 임직원들이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전 직원이 다 같이 휴가를 쓰도록 하는 기업도 있다.

'임직원 자녀들의 마음을 훔쳐라'…어린이날 앞두고 기업들 총력전
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강원도 춘천의 테마파크 '레고랜드'를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흘간 통째로 빌려 SK하이닉스 임직원과 가족들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정식 개장 전 레고랜드를 단독 대관한 SK하이닉스는 이 기간 임직원과 가족, 연인, 친구 등 총 3만명이 다녀갔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취임한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1등 기업문화', '가족친화기업' 선언을 하면서 도입한 기업문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가정의 달'인 5월을 앞두고 진행됐다.

이에 더해 SK하이닉스는 4~13세 임직원 자녀들에게 경기도 이천 M16 반도체 공장을 형상화한 옥스포드 블록과 SK하이닉스 마크가 새겨진 학용품 꾸러미 중 하나를 맞춤형 어린이날 선물로 지원했다.

이외에도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은 SK하이닉스는 난임휴가 확대와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초등생 입학 자녀 3개월 돌봄 휴직 신설, 다자녀 출산 축하금 신설 등 가족 친화 프로그램을 강화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구성원과 가족이 행복해야 회사가 성장하고, 더 많은 이해 관계자도 행복하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고 본다"며 "최고의 인재들이 최고의 실력을 낼 수 있는 기업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직원 자녀들의 마음을 훔쳐라'…어린이날 앞두고 기업들 총력전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라졌던 회사 가족 방문 행사도 조금씩 재개되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어린이날을 기념해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을 기반으로 임직원 자녀들(8~13세)을 초청하는 '회사 투어 메타버스' 행사를 진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 여의도 트윈타워와 마곡 R&D 센터, 파주·구미사업장을 그대로 구현한 3차원 가상 공간에서 임직원 자녀들이 부모의 회사 모습을 견학할 수 있게 했다.

행사는 오는 7일까지 진행된다.

아울러 LG디스플레이는 초등생 및 미취학 자녀를 둔 1만2천여명의 임직원들에게 어린이날 기념 선물 꾸러미도 함께 전달했다.

SK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임직원 가족들을 직접 회사에 초청하는 '오픈하우스' 행사를 이달 중순 열기로 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낸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경영진과 소통하는 자리로, 임직원과 구성원 가족 1천여명을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으로 초청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어린이날을 기념해 임직원과 가족, 친구 등 2천500명에게 5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국제 어린이 마라톤' 참가비용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이번 어린이날에 특별한 사내 행사를 하지 않지만, 지난해부터 초·중·고교에 입학하는 임직원 자녀들에게 노트북을 지급하는 등 자녀 복지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에버랜드와 캐리비안베이 등 테마파크 티켓, 대학 학자금 지원 등 임직원 자녀에 대한 복지혜택을 제공한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2004년부터 수능을 치르는 그룹 임직원 자녀들에게 직접 작성한 편지와 '합격 엿' 등 선물 세트를 보내왔다.

'임직원 자녀들의 마음을 훔쳐라'…어린이날 앞두고 기업들 총력전
한편 올해 어린이날 징검다리 연휴에 임직원들이 가족과 더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전 직원에게 휴가 사용을 권장하는 기업들도 있다.

공휴일인 어린이날이 올해는 목요일인 만큼 휴가 사용을 두고 눈치 볼 필요 없이 주말까지 나흘 연속 쉴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가 금요일에 연차휴가를 쓰게 독려하는 방식이다.

효성그룹과 한화그룹(금융계열사 제외), 에쓰오일 등 주요 기업들은 올해 어린이날 다음날인 6일(금요일)을 임직원 전원이 모두 연차를 사용하는 날로 잡았다.

현대차는 노사 협의를 통해 올해 일요일이었던 '근로자의 날'(5월1일) 대신 6일을 임시 휴일로 정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들과 SK이노베이션 등의 기업들도 6일을 '권장휴무일'로 정하고 임직원들에게 휴가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임금 수준도 물론 중요하지만, 임직원 가족에 대한 복지와 휴가제도 역시 회사 만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코로나19 일상 회복에 따라 구성원 가족들과 함께 하는 사내 행사도 다시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