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탄소배출 시나리오 따른 대기정체일 추이 예측 발표
탄소배출 획기적으로 줄여도 대기정체일 증가해
온난화에 80년 뒤 겨울·봄 '미세먼지 감옥' 최대 42일로 늘어
금세기 말에는 온난화 때문에 대기가 정체해 미세먼지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최대 58% 더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탄소배출 시나리오에 따른 대기정체일 추이를 예측해 1일 공개했다.

대기가 정체하면 국내에서 발생했거나 국외에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축적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진다.

현재(1995~2014년) 겨울~봄 대기정체일은 26.2일이다.

대기정체일은 대기 상·하층에 바람이 어느 정도 부는지 등을 지수화한 '대기정체지수'가 1 이상인 날을 말한다.

2001년부터 2014년까지 겨울과 봄 사이 서울에서 대기정체가 발생한 날 가운데 80%는 미세먼지(PM10) 농도가 50㎍/㎥ 이상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AQG·일평균 45㎍/㎥ 이하로 유지)보다 짙었다.

지금처럼 혹은 지금보다 더 탄소를 배출(SSP5-8.5/SSP3-7.0)하는 경우 겨울~봄 대기정체일은 금세기 전반기(2021~2040년) 26~28.5일, 중반기(2041~2060년) 30.2~31일, 후반기(2081~2100년) 39.5~41.5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배출을 서서히 줄여가는 경우(SSP2-4.5)에도 금세기 후반기 겨울~봄 대기정체일은 35.3일로 약 35% 늘 전망이다.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 2070년께 탄소중립을 달성해도 대기정체일은 28.1일로 7%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정체일이 늘어나는 까닭은 탄소배출 탓 온난화로 기압배치 등이 달라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겨울철 대기가 정체할 때 상황을 보면 대기 상층에선 강한 서풍인 제트기류가 한반도 북쪽에서 흘러 우리나라에선 상층풍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불었다.

또 대기 하층에서는 '동고서저' 기압 배치로 계절풍인 북풍이 비교적 약했다.

원래 겨울철엔 기압이 '서고동저'인 경우가 많으며 이때 북풍이 세게 부는데 이를 '삭풍'이라고 한다.

국립기상과학원 관계자는 "온난화로 겨울철에 북풍을 강화했던 요소에 변화가 생기면서 대기정체가 발생할 환경이 더 자주 조성될 것"이라면서 "예컨대 적도의 기온이 높아지면 그쪽을 지배하던 따뜻한 공기가 더 북진해 우리나라와 같은 중위도지역 기온을 끌어올리고 북풍을 약화시키는 기압배치를 만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