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노동절 황금연휴(4월 30일∼5월 4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예년 같은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동절은 춘제(중국의 설), 국경절(10월 1일)과 함께 중국의 3대 연휴로 꼽힌다.

관광과 문화 분야 소비가 크게 증가하는 시기다.

지난해의 경우 노동절 관광 수입이 1천132억3천만 위안(약 19조6천억원)에 달했고, 박스오피스 수입도 16억8천200만 위안(약 2천900억 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내수를 이끌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 간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극장이나 박물관 등도 문을 닫은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베이징시와 광둥성 선전시 등 주요 도시는 이미 노동절 연휴 기간 이동 자제령을 내렸다.

환구시보는 29일 최소 9개의 성·시가 노동절 감염병 예방정책을 발표하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지역을 떠나지 말라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인구 2천500만명의 '경제수도' 상하이의 봉쇄는 노동절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통운수부는 올 노동절 인구 유동량이 지난해보다 6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고, 민항국은 항공기 이용자가 7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올 노동절 연휴는 '단거리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지방 정부들은 문화·관광 분야 소비 침체가 예상되자 잇달아 소비쿠폰을 발행하고 나섰다.

베이징시는 오는 9월까지 300억 위안(약 572억 원) 상당의 소비쿠폰을 발행하기로 했다.

이 쿠폰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저장성 닝보시도 5월 한 달간 3억 위안 상당의 소비쿠폰을 발행할 예정이고, 광둥성 선전시도 지역 주민들에게 최대 5억 위안 상당의 온라인 쿠폰을 전달할 계획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노동절 연휴 기간 지방간 여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지방정부마다 소비를 진작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소비쿠폰으로 소비를 진작하려는 정책이 경제와 방역 모두를 놓치는 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네티즌은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한쪽에서는 이동을 자제하라고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소비하라고 한다"며 정부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