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 ‘지금’ 행복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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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MO Insight
광고에서 채굴한 행복 메시지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한국광고학회 제24대 회장)
광고에서 채굴한 행복 메시지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한국광고학회 제24대 회장)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뜻밖에도 많다.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자신이 소유한 것을 돌아보지 않고 더 많이 갖기를 원한다.
욕심의 끝을 알면 좋으련만 우리 모두는 그렇지 못하다. 필자를 비롯한 현대인들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다.
만족할 줄 모르니 행복하지 않을 수밖에.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불행하게 하는지 알 수 없을까?
여행을 떠나면 그나마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갖는다. 여행이란 어쩌면 행복의 열쇠를 찾으러 떠나는 탐색 과정이다.
미국의 애리조나관광청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여기’를 강조하는 8편의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 먼저, 2014년에 나온 광고에서는 독특한 경험을 원한다면 애리조나로 오라고 권유했다.
모든 광고는 “여기(Here)”라는 카피로 시작해서 “지금 떠나세요(Let Yourself Go)”라는 카피로 마무리했다. 스스로 자신에게 여행을 허용하라는 뜻이다.
첫 번째 광고를 보면 “여기(Here)”와 “지금(Now)”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 여성이 사진작가의 성지로 유명한 앤텔롭 캐년(Antelope Canyon)의 사암층을 경이로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다.
당신의 이야기가 “여기”에서 “지금” 시작된다는 헤드라인은 여행의 행복을 지금 이곳에서 느끼지 않는다면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느냐는 뜻이다.
두 번째 광고에서는 당신의 이야기가 “여기”에서 시작되는데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도약(Leap)”과 더불어 시작된다고 했다.
허공을 향해 도약한 한 남자가 하바수호수(Lake Havasu) 쪽으로 뛰어 내리고 있다. 1930년대에 조성된 인공호수로 떨어지려면 상당한 모험심이 필요할 것 같다. 체험 여행의 즐거움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세 번째 광고의 카피는 이렇다. “당신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애리조나가 제격입니다. 애리조나가 모든 사람을 환영한다며 “제격(Fit All)”이라고 부각시켰다.
그랜드 캐년(Grand Canyon) 국립공원의 정상에서 남녀가 걸어가는 장면을 통해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모든 사람을 환대한다는 느낌을 전달했다.
네 번째 광고에서도 ‘여기’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하며 레드락 “일출(Sunrise)”과 함께 이야기를 시작하라고 권고했다.
세도나 지역의 종 모양 바위로 널리 알려진 벨락(Bell Rock)을 배경 삼아 한 여성이 운동을 하고 있다. 여성의 자세와 반듯한 종을 연상시키는 벨락의 자태가 절묘하게 어울리며 레저 활동의 즐거움을 묘사했다. 앞서의 광고를 본 사람들이 관광청 웹사이트에 6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자, 애리조나관광청은 캠페인을 연장해 후속 광고인 ‘여기’ 편(2014)을 다시 내보냈다.
후속 광고에서도 “여기(Here)”라는 단어로 시작하는 포맷을 그대로 유지해 캠페인의 일관성을 유지했다. 애리조나의 문화적 명소를 다양한 관점에서 소개한 광고들을 살펴보자.
첫 번째 광고의 헤드라인은 이렇다. “당신의 이야기가 여기에서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원대함에 대한 것입니다.”
이전 광고에 등장했던 남녀는 이제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의 중턱을 걸어가며 대자연의 웅장한 위용을 감상하고 있다. 사람들이 그랜드 캐년을 연상할 수 있게 하려고 헤드라인에 “원대함(Grand)”이란 단어를 썼다.
두 번째 광고에서도 당신의 이야기가 “여기”에서 시작되는데 “미션(Mission)”과 더불어 시작된다는 헤드라인을 썼다.
투산 지역에 있는 산 자비에르 델 박 성당(Mission San Xavier del Bac)을 배경 삼아 친구로 보이는 여성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다. 아름다운 성당과 잘 어울리는 여성들의 표정은 행복감이 넘친다.
세 번째 광고에서는 ‘여기’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하지 않고, 당신의 진짜 이야기는 과거로 떠나는 “여행(Trip)”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두 여성이 폐쇄된 탄광촌을 소도시로 탈바꿈한 사례로 유명한 비즈비(Bisbee) 지역의 중심가를 걷고 있다. 옛날로 돌아가 인생의 깊은 이야기를 시작해보라는 뜻이 담겨있다.
네 번째 광고에서는 당신의 이야기가 “여기”에서 시작된다고 하면서, “농장에서 식탁(Table)으로”가 현실이 되는 이곳에서 당신만의 이야기를 시작하라고 제안했다.
십여 명의 사람들이 농장의 식탁에 오순도순 모여 앉아 식사하는 장면은 평화로워 보인다. 유마(Yuma) 지역의 농장 체험 여행을 생생한 현장 사진으로 실감나게 표현했다. 광고에서는 행복한 여행을 꿈꾼다면 애리조나가 정답이라고 했다. 소설 『꾸뻬 씨의 행복여행』(2004)에서는 “행복은 의무다”라는 구절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다. 파리에서 성공한 정신과 의사인 꾸뻬 씨는 어느 날 자신도 다른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 끝에 폐업하고 진정한 행복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행복의 비밀을 찾아 떠난 그는 중국의 어느 도시,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 모든 것이 가장 풍족한 나라(미국)를 거쳐 다시 중국과 파리로 돌아온다. 여행을 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난 그는 수첩에 행복의 비밀을 기록한다.
꾸베 씨는 여행에서 만난 노승의 입을 통해 행복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가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것이지요.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요.”(190쪽).
여기에서 지금, 행복하기로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낄 것이다.
결국 행복의 비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지금’ 느끼는 순간의 행복이다. 애리조나관광청의 광고에서도 “여기(Here)”와 “지금(Now)”이란 단어를 계속 강조했듯이, 자신이 지금 머무는 그곳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행복한 삶을 찾는 지름길이다. 우리도, 여기 속으로, 지금 속으로, 행복 여행을 떠나보자.
욕심의 끝을 알면 좋으련만 우리 모두는 그렇지 못하다. 필자를 비롯한 현대인들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다.
만족할 줄 모르니 행복하지 않을 수밖에.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불행하게 하는지 알 수 없을까?
여행을 떠나면 그나마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갖는다. 여행이란 어쩌면 행복의 열쇠를 찾으러 떠나는 탐색 과정이다.
미국의 애리조나관광청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여기’를 강조하는 8편의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 먼저, 2014년에 나온 광고에서는 독특한 경험을 원한다면 애리조나로 오라고 권유했다.
모든 광고는 “여기(Here)”라는 카피로 시작해서 “지금 떠나세요(Let Yourself Go)”라는 카피로 마무리했다. 스스로 자신에게 여행을 허용하라는 뜻이다.
첫 번째 광고를 보면 “여기(Here)”와 “지금(Now)”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 여성이 사진작가의 성지로 유명한 앤텔롭 캐년(Antelope Canyon)의 사암층을 경이로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다.
당신의 이야기가 “여기”에서 “지금” 시작된다는 헤드라인은 여행의 행복을 지금 이곳에서 느끼지 않는다면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느냐는 뜻이다.
두 번째 광고에서는 당신의 이야기가 “여기”에서 시작되는데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도약(Leap)”과 더불어 시작된다고 했다.
허공을 향해 도약한 한 남자가 하바수호수(Lake Havasu) 쪽으로 뛰어 내리고 있다. 1930년대에 조성된 인공호수로 떨어지려면 상당한 모험심이 필요할 것 같다. 체험 여행의 즐거움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세 번째 광고의 카피는 이렇다. “당신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애리조나가 제격입니다. 애리조나가 모든 사람을 환영한다며 “제격(Fit All)”이라고 부각시켰다.
그랜드 캐년(Grand Canyon) 국립공원의 정상에서 남녀가 걸어가는 장면을 통해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모든 사람을 환대한다는 느낌을 전달했다.
네 번째 광고에서도 ‘여기’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하며 레드락 “일출(Sunrise)”과 함께 이야기를 시작하라고 권고했다.
세도나 지역의 종 모양 바위로 널리 알려진 벨락(Bell Rock)을 배경 삼아 한 여성이 운동을 하고 있다. 여성의 자세와 반듯한 종을 연상시키는 벨락의 자태가 절묘하게 어울리며 레저 활동의 즐거움을 묘사했다. 앞서의 광고를 본 사람들이 관광청 웹사이트에 6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자, 애리조나관광청은 캠페인을 연장해 후속 광고인 ‘여기’ 편(2014)을 다시 내보냈다.
후속 광고에서도 “여기(Here)”라는 단어로 시작하는 포맷을 그대로 유지해 캠페인의 일관성을 유지했다. 애리조나의 문화적 명소를 다양한 관점에서 소개한 광고들을 살펴보자.
첫 번째 광고의 헤드라인은 이렇다. “당신의 이야기가 여기에서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원대함에 대한 것입니다.”
이전 광고에 등장했던 남녀는 이제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의 중턱을 걸어가며 대자연의 웅장한 위용을 감상하고 있다. 사람들이 그랜드 캐년을 연상할 수 있게 하려고 헤드라인에 “원대함(Grand)”이란 단어를 썼다.
두 번째 광고에서도 당신의 이야기가 “여기”에서 시작되는데 “미션(Mission)”과 더불어 시작된다는 헤드라인을 썼다.
투산 지역에 있는 산 자비에르 델 박 성당(Mission San Xavier del Bac)을 배경 삼아 친구로 보이는 여성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다. 아름다운 성당과 잘 어울리는 여성들의 표정은 행복감이 넘친다.
세 번째 광고에서는 ‘여기’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하지 않고, 당신의 진짜 이야기는 과거로 떠나는 “여행(Trip)”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두 여성이 폐쇄된 탄광촌을 소도시로 탈바꿈한 사례로 유명한 비즈비(Bisbee) 지역의 중심가를 걷고 있다. 옛날로 돌아가 인생의 깊은 이야기를 시작해보라는 뜻이 담겨있다.
네 번째 광고에서는 당신의 이야기가 “여기”에서 시작된다고 하면서, “농장에서 식탁(Table)으로”가 현실이 되는 이곳에서 당신만의 이야기를 시작하라고 제안했다.
십여 명의 사람들이 농장의 식탁에 오순도순 모여 앉아 식사하는 장면은 평화로워 보인다. 유마(Yuma) 지역의 농장 체험 여행을 생생한 현장 사진으로 실감나게 표현했다. 광고에서는 행복한 여행을 꿈꾼다면 애리조나가 정답이라고 했다. 소설 『꾸뻬 씨의 행복여행』(2004)에서는 “행복은 의무다”라는 구절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다. 파리에서 성공한 정신과 의사인 꾸뻬 씨는 어느 날 자신도 다른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 끝에 폐업하고 진정한 행복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행복의 비밀을 찾아 떠난 그는 중국의 어느 도시,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 모든 것이 가장 풍족한 나라(미국)를 거쳐 다시 중국과 파리로 돌아온다. 여행을 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난 그는 수첩에 행복의 비밀을 기록한다.
꾸베 씨는 여행에서 만난 노승의 입을 통해 행복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가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것이지요.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요.”(190쪽).
여기에서 지금, 행복하기로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낄 것이다.
결국 행복의 비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지금’ 느끼는 순간의 행복이다. 애리조나관광청의 광고에서도 “여기(Here)”와 “지금(Now)”이란 단어를 계속 강조했듯이, 자신이 지금 머무는 그곳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행복한 삶을 찾는 지름길이다. 우리도, 여기 속으로, 지금 속으로, 행복 여행을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