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80% 저연차 사원"
인천에서 지난해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호소한 상담자 10명 중 8명이 근무 기간 3년 미만의 저연차 사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여성노동자회는 지난해 평등의 전화와 고용평등상담실에 접수된 상담 514건 중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이 206건(40.1%)으로 가장 많았다고 29일 밝혔다.

이어 노동조건 상담 128건(24.9%), 직장 내 괴롭힘 상담 101건(19.6%), 모·부성권 50건(9.7%) 순이었다.

특히 근속 연수가 낮을수록 직장 내 성희롱을 겪는 비중은 높았다.

직장 내 성희롱 상담자 중 3년 미만 근무자는 80.8%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가해자의 92.3%는 회사 대표·사장·상사로, 직장 내 성희롱이 고용 불안정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직장 내 성희롱 상담자 중 33.5%는 상급자에게 보고했고 36.9%는 사내 고충신고 절차를 밟았지만 무대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상담자도 28.6%에 달했다.

성희롱 상담자 가운데 65%는 관련 피해를 겪은 이후 해고·집단 따돌림·직무 재배치 등의 불리한 조치가 돌아왔다고 답했다.

이들이 털어놓은 피해 사례에는 "법인 대표가 여러 차례 '뽀뽀해달라"는 말을 해 일하기가 어렵다"거나 "사장이 신랑도 없으니 사귀자고 하며 힘들게 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상사의 만남 요구를 거절한 뒤 업무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거나 인사팀장이 동의 없이 사진을 찍고 외모평가 발언을 했다는 상담 사례도 있었다.

인천여성노동자회 관계자는 "취업 초 일에 적응하기도 바쁜 노동자가 성희롱까지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2차 피해가 없도록 관련 법에 따른 사내 고충 신고와 처리 절차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