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이 '에너지 산업 게임 체인저'로 각광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선박용 버전 개발에 나선다.

원자력연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와 'SMR 선박·해양플랜트 적용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28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선박 개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탄소중립 발전 수단인 SMR을 선박·해양플랜트에 적용하기 위해 마련됐다.

SMR은 1000~1400MW급 대형 원전 대비 크기를 10분의 1~20분의 1 가량 줄이면서 전기출력을 5분의 1~3분의 1 가량 내도록 설계한 고효율 원전이다.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을 더 높여 설계한다. 에너지 산업이 고도화된 선진국 수십 곳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 등도 SMR 개발에 뛰어들었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에 따르면 SMR은 2030년부터 본격 상용화돼 2035년 시장 규모가 최대 6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력연이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와 함께 개발할 SMR은 용융염원자로(MSR:Molten Salt Reactor)다. 만에 하나라도 '멜트다운' 등 중대사고가 발생하면 핵연료가 그 순간 고체로 굳어버리면서 사고 가능성을 '제로'에 가깝게 줄이는 첨단 원전이다. 핵연료 사용주기는 30년에 달한다. 한번 선박에 탑재하면 선박이 퇴역할 때까지 교체가 필요없다. 이밖에 고온수전해(SOEC) 설비와 연계하면 청정에너지원인 수소까지 생산 가능하다.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은 "사용후핵연료 처리와 안전성 문제에서 자유로운 용융염원자로(MSR)는 SMR 시장의 초격차 기술이 될 것"이라며 "이번 협약이 차세대 원전시장 선점을 향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MSR 개발을 마친 뒤 이를 탑재할 추진 선박 및 부유식 해양원전 구조물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해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