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LG전자가 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강한 생활가전 분야에서 오브제컬렉션,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원자재값 인상, 중국 봉쇄 등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불안 등 불확실성에 2분기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초격차 가전 시대’ 여나

LG전자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21조1114억원, 영업이익이 1조880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5%, 영업이익은 6.4% 증가한 것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다. 이는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1조3546억원을 각각 웃도는 수치다.

군살 뺀 LG전자, 1분기 실적 날았다
LG전자의 효자 사업인 가전이 이번에도 역대급 호실적을 이끌어냈다. 생활가전을 맡은 H&A사업본부에서 매출 7조9702억원, 영업이익 4476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분기 최대 규모다. 인테리어 가전인 ‘LG 오브제컬렉션’을 비롯해 신가전, 스팀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글로벌 모든 지역에서 고르게 판매가 증가했으며 특히 북미,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LG전자는 ‘초격차 가전 시대’를 열고 있다. 올해 1분기 53억2000만달러(약 6조4103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는 월풀보다 1조3600억원가량 많은 수준이다. 두 회사의 분기 매출이 1조원 넘게 차이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월풀 매출에 3553억원 뒤져 2위로 밀려났다가 이번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향후 실적 호조세에 걸림돌로 꼽히는 것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전 수요다. LG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에는 코로나 팬트업 효과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가전시장 수요가 호조였다”며 “올해는 증가했던 각국 정부의 지출이 줄어들며 관련 수요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TV 사업을 맡은 HE사업본부는 매출 4조649억원, 영업이익 1884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글로벌 TV 시장의 정체 속에서도 올레드 TV,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꾸준한 인기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HE사업본부는 2020년 4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4조원을 넘는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전장을 맡은 VS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 1조8776억원, 영업손실 63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 판매가 모두 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8.5% 증가했다.

일부 사업 정리하고 희망퇴직 받아

사업본부별 영업이익은 일시적 비용 지출의 영향을 받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감소했다. 다만 LG전자 특허 수익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이 전체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분기에 전사적으로 시행한 인적 구조 쇄신 비용이 각 사업본부 실적에 반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1분기에 대대적인 사업과 인력 구조 쇄신을 벌였다. 2월에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했다. 차량용 OS(운영체제) 사업을 위해 설립한 알루토도 청산하기로 했다. 2월에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사업·인력 구조 개편을 단행하면서 민첩한 시장 대응과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