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백자 가마터인 경기 용인시 처인구 서리 '고려백자요지'에서 고려 초기 왕실 제기가 다수 출토됐다.

용인시는 문화재청과 공동 추진한 용인 서리 고려백자요지 제4차 발굴조사에서 고려 초기 백자 생산 시설과 왕실 제기 등이 다수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고려백자요지는 1980년대 3차례에 걸친 발굴 조사를 통해 고려 시대 청자에서 초기 백자로 자기 생산기술이 변천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 유적으로 확인돼 1989년 사적 제329호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1989년 당시 가마터를 중심으로 일부 면적(4천264㎡)을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2017년 보호구역을 1만4천642㎡로 확대한 바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이번 4차 발굴조사에서는 건물지와 통로, 계단, 저장구덩이, 폐기장 등 백자 가마 관련 시설이 추가로 확인됐다.

또 이곳이 왕실에 제기를 공급한 주요 생산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보(벼와 조를 담는 네모난 그릇)·궤(기장을 담는 둥근 그릇) 등 왕실 제기 20여점도 발굴됐다.

보와 궤는 중국 송나라 때 출판된 '삼례도'와 '고려도경' 등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왕실 제기로 전해진다.

용인시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 결과는 고려 왕실 제기의 제작과 납품 과정, 용인 서리 유적의 역사적 의미를 조사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고려백자요지에 대한 종합정비계획의 기초 자료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