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PRI 국방비 통계 보고서…전세계 국방비, 지난해 2조달러 첫 돌파
美, 압도적 1위지만 전년比는 감소…中 국방비 27년째 순증·日도 대폭 늘어
러시아가 올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두고 지난해 국방비를 대폭 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여파에도 지난해 전 세계 군비 지출이 7년 연속 증가해 처음으로 2조 달러(약 2천501조원)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적인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5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세계 국방비 지출 통계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지난해 국방비 지출은 659억 달러(약 82조4천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4.1% 수준으로, 전년 대비 2.9% 늘어난 것이다.

작년 러시아 전체 국방비 가운데 작전 비용과 무기 조달 등에 사용된 예산 항목은 2020년 말에 처음 책정된 액수에서 14%나 증액된 484억 달러(약 60조5천억원)로 집계됐다.

러시아는 올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병력을 강화했다.

러시아의 국방비는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는데, 그간 석유·가스 가격이 오른 것이 군비 지출 확장에 도움을 준 것으로 SIPRI는 분석했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인 2016~2019년에는 국방비 지출이 감소세에 있었다.

이는 에너지 가격 하락과 크림반도 병합에 따른 서방국가의 제재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됐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지난해에는 국방비가 59억달러(약 7조3천억원)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그러나 국가 GDP 대비로는 3.2%로 작지 않은 규모다.

우크라이나 국방비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지난해까지 72%나 증가했다고 SIPRI는 밝혔다.

지난해 전 세계 국방비는 전년과 비교해 0.7% 증가한 2조1천130억 달러(약 2천642조)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명목상 증가율은 6.1%다.

특히 코로나19로 타격받았던 경제가 급속히 회복하면서 '세계 군비지출 부담'(국방비/GDP)은 전년보다 0.1%포인트 감소한 2.2%로 평가됐다.

지난해 국방비를 많이 지출한 나라는 미국, 중국, 인도, 영국, 러시아로 이들 5개국이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의 62%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미국의 경우 전년보다 1.4% 감소한 8천10억달러(약 1천1조원)를 지난해 지출했다.

특히 미국의 국방비 항목 가운데 연구·개발(R&D)비는 2012년 대비 24% 늘었으나 무기 조달 지출은 같은 기간 6.4%가 감소했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R&D(-1.2%)와 무기 조달 지출(-5.4%)이 모두 줄었으나 감소 폭은 무기 조달 지출이 더 컸다.

이는 미국이 경쟁국과의 전략적 우위 확보를 위해 차세대 기술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중국은 전년 대비 4.7% 증가한 2천930억 달러(약 366조원)를 지난해 국방비로 사용했다.

중국의 군비 지출은 27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남중국해 등지에서 미국과 함께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일본, 호주 역시 지난해 국방비가 전년보다 늘었다.

특히 일본은 2020년보다 7.3% 증가한 541억 달러(약 67조6천억원)를 지출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1972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호주도 전년 대비 4.0% 증가한 318억 달러(39조7천억원)를 지난해 국방비로 사용했다.

이밖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 8개국이 자국 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편성한다는 나토 목표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1개국이 줄어든 수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