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의, 공동 보이콧…"자료 없이, 자리 없다", "파행 책임은 한덕수에"
국힘 "겨울에 산딸기 따오라는 격" 역공하며 한덕수 '엄호'
한덕수 청문회, 첫날부터 파행…질의없이 '53분짜리' 반쪽회의(종합)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공동 보이콧'에 25일 첫날부터 파행했다.

오전 10시에 시작한 회의는 39분 만에, 오후 4시 30분이 돼서야 속개된 2차 회의는 14분 만에 끝나면서 총 회의 시간은 53분에 불과했다.

청문위원과 한 후보자 간 질의·답변은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단일대오를 꾸린 민주당과 정의당은 한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가 미흡하다며 아예 청문회에 불참했다.

오후 들어 한 후보자의 일부 추가 자료 제출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으나 청문회 파행 사태를 수습하지는 못했다.

인사청문특위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인사청문회장에 혼자 나와 약 8분간 한 후보자와 국민의힘을 동시 비판한 뒤 퇴장했다.

강 의원은 "충실한 자료 제출을 전제로 청문 일정을 재조정하자는 요청을 간곡하게 했음에도 이렇게 일방적으로 회의를 개의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독단적으로 진행되는 단독 청문회이자 허탕 청문회, 맹탕 청문회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의힘에서는 자료 요청이 많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만큼 의혹이 많기 때문"이라며 "검증해야 할 항목과 분야가 많아 자료요청이 많다는 생각은 안 드느냐"고 국민의힘에 따지기도 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인사청문회 일정 조정을 요구하며 장외 성토전에 주력했다.

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한덕수 후보자에게 말한다.

자료 없이 자리 없다, '노(No)) 검증'이면 '노(No) 인준'"이라며 "총리 될 사람이 계속 국민 검증을 거부한다면 우리 당은 부적격 총리 후보자를 국민의 이름으로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국회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한 후보자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비판하며 청문회 파행의 책임은 한 후보자와 국민의힘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해식 의원은 회견에서 "후보자가 마음만 먹으면 한 두 시간 정도 정리해서 보낼 수 있는 자료인데도 보내줄 수 없다고 한다"며 "너무나 오만하고 거만한 태도로 인사청문회에 임하고 있다는 단적인 증거"라고 쏘아붙였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대표단 회의에서 "한 후보자가 인사청문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청문회가 예정대로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청문회가 파행을 겪는다면 그 책임은 한 후보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청문회, 첫날부터 파행…질의없이 '53분짜리' 반쪽회의(종합)
국민의힘은 청문회 보이콧은 내달 야당으로 전환하는 민주당의 발목잡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헐뜯으며 역공을 폈다.

전주혜 의원은 민주당과 정의당을 향해 "겨울에 산딸기를 따오라는 것처럼 불가능한 자료 제출 요구도 많다"며 "후보자 부친은 지난 1982년, 모친은 1994년에 별세했는데 부친·모친의 부동산 거래내역 일체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한 후보자 부인의 미술품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 후보자 시절을 보면, 당시 이 후보자도 산 사람의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김미애 의원은 "민주당과 정의당의 청문회 불참 사유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역대 총리 인사청문회가 기간 내에 종료되지 않은 예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사청문회법이 요구하는 공직후보자의 인사청문과 관련된 자료 대부분은 제출됐다고 보인다"며 "더욱이 미제출 자료를 보면 제출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대부분이고, 또 합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형두 의원은 "다수당인 민주당 의석이 비어 있다.

국민이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 국민의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약속 파기"라며 "TV 생중계까지 하고 있는데 일순간에 합의를 뒤집고, 50년의 임금 내역을 내놓으라며 국회를 파행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인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오후 회의에서 "내일 오전 10시에 다음 회의를 개의하겠다.

그 사이에라도 양당 간사들이 더 협의를 해달라"며 오후 회의 속개 14분 만에 산회를 선포했다.

한덕수 청문회, 첫날부터 파행…질의없이 '53분짜리' 반쪽회의(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