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전지역 기초단체장·지방의원 공천·경선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으로 예비후보자들의 반발과 탈당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지역위원장(국회의원)의 자기 사람 심기를 비판하며, 공정한 공천·경선을 위해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전 서구청장에 출마한 김인식 전 의장은 25일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공천과 경선은 원칙도 기준도 다 무시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저는 이번 서구청장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하지 않고 당을 떠나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민주당 중앙당은 지난 13일 대전 전체 선거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서구를 '전략공천지역'으로 분류한 바 있다.

당시 서구청장 선거에 5명의 예비후보가 경쟁하고 있었다.

하지만, 며칠 뒤 중앙당에서 대전 서구를 '청년전략선거구'로 재차 변경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청년 후보가 1명으로 압축되는 상황에서, 경선에서 특정인을 밀어주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해석하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장은 "대전 서구를 청년전략선거구로 변경하면서 특정 후보 추대설과 배제설이 현실화했다"며 "국회의원들이 자기 수족을 공천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힘으로 뒤에서 후보를 결정하는 행위를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고 반발했다.

중구청장에 출마한 같은 당 홍종원 시의원도 중구지역 기초단체장·광역의원 공천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지역위원장인 황운하 의원은 저에게 시의원 공천에서 배제하고 구청장 출마를 권유하더니 이마저도 컷오프시켰다"며 "현역 시의원을 배제하고 그 자리에 공천을 준 후보가 음주운전 2건을 포함해 전과 3건의 전력이 있는 후보라는 게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

그는 "음주운전 2회 이상 경력자가 공천을 받으려면 당 최고위원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데 대전시당은 이에 대해 자격심사를 했는지, 당 최고위원회에 추인을 받았는지 설명해야 한다"며 "반면 저에 대한 가점 항목은 제대로 적용됐지는 공천 심사 항목별 점수를 공개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중구 구청장·시의원 후보 공천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공개 사과해야 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비대위에 공개 질의서를 보내고, 공천 무효 가처분 신청 등의 법적인 절차를 밟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공천심사 재심을 결정한 중앙당·대전시당의 방침과 상관없이 이번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 동구 역시 공천 과정에서 갈등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이종호·윤종명 시의원 등 민주당 소속 대전 동구 지역 현역 광역·기초의원 등 4명은 지난 14일 지역위원장으로부터 불출마 강요를 받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윤종명 시의원은 지난 20일 탈당해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역위원장(국회의원)에게 투명한 경선을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무속으로 나와 다시 주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