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외국인 고용도 별따기…품삯 20만원으로 치솟아
계절근로자 모시고 중개창구 운영, 인공수정에 드론까지 투입

충북 옥천에서 6천㎡의 복숭아 농사를 짓는 장모(58)씨는 요즘 일손을 구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는다.

풍년 농사를 위해서는 철이 지나기 전 복숭아꽃을 솎아내줘야 하는데, 숙련된 인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

고양이 손도 아쉬운 농촌…영농 인력난 해결책 찾기 안간힘
예전 같으면 품앗이나 이웃 아낙네들의 손을 빌렸지만, 지금은 마을주민 대부분이 고령의 할아버지 할머니여서 그마저 불가능하다.

몇 안 되는 장년층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일자리 사업 등으로 빠져나가기 일쑤다.

장씨는 "얼마 전 자원봉사센터에서 봉사자 6명을 지원해줘 겨우 꽃 솎는 작업을 했다"며 "다음 달에는 열매를 골라내는 적과 작업을 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농사가 시작된 농촌 들녘이 일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농촌 인력난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근로자 도입 차질과 지방선거 등이 겹쳐 더욱 심하다.

경기 용인의 시설채소나 화훼 농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농장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가 상당수 자국으로 돌아가면서 유례없는 인력난을 겪는다.

일손이 부족하니 남아 있는 외국인 근로자 품삯은 최대 20만원까지 치솟아 농가의 부담을 키운다.

한 채소 재배 농민은 "친환경 오이 재배라서 농약을 치지 않고 매일 잡초를 뽑아줘야 하는데 인력을 조달할 방법이 없다"며 "내년에는 재배 면적을 30∼40% 줄일까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형 산불 피해를 겪은 경북지역은 산림복구에 인력을 뺏겨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고 있다.

경북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일당은 적지만 산림복구가 근로 여건이 낫기 때문에 그쪽으로 인력이 빠진다"며 "영농현장 인력난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자체들은 부족한 일손을 메꾸기 위한 묘안 찾기에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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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가장 손쉬운 대책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투입이다.

영농현장에서 3∼5개월간 외국인 근로자를 임시로 고용할 수 있는 이 제도는 매년 1월과 6월 지자체의 신청을 받아 법무부가 2월과 7월에 인원을 배정한다.

전북 고창군의 경우 지난 20일 네팔 국적의 근로자 98명이 들어왔다.

고창군은 지난 1월 초 TF를 구성한 뒤 네팔 마차푸차레와 접촉하는 등 외국인 근로자 도입에 공을 들여왔다.

고창군 관계자는 "고령화율이 높은 고창에 젊은 외국인들이 들어온다니 농민들이 반긴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일손을 구하지 못하는 영농현장을 대상으로 생산적 일손봉사 사업을 펴고 있다.

2016년 전국 최초로 도입한 이 사업은 일할 능력이 있는 근로자를 농가와 중소기업에 연결해주고, 교통비 명목으로 봉사료를 지급한다.

올해 63억원을 투입해 20만명 이상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충남 서산시는 지난해 6월부터 농업경영인연합회와 손잡고 농촌인력중개센터를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80여곳에 420여명을 중개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는 농림축산식품부 농촌고용인력지원 공모사업에 뽑혀 확보한 1억4천만원으로 사업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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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는 드론을 활용해 배 인공수정 지원에 나섰다.

드론의 날개 회전 바람이 꽃가루를 흩날려 인공수정을 돕는 것이다.

이 방법은 사람이 직접 수정하는 것보다 속도가 10배 정도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정 성공률 역시 사람이 했을 때와 비슷한 80% 초반으로 파악됐다.

세종시 관계자는 "드론을 활용한 배 인공수정 면적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농촌 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적기 수정으로 고품질 배를 생산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김용민 나보배 양지웅 조성민 전창해 최해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