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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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갑각류’의 대명사 킹크랩(왕게) 가격이 급락세다.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대게와 마찬가지로 중국 도시 봉쇄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2일 수산물 유통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에 따르면 A급(살수율 80%~95%) 러시아산 킹크랩 평균 소매가격은 ㎏당 8만2300원에 형성돼있다. 주 초반(17일)만 해도 10만원 이상에서 거래됐던 킹크랩 가격이 일주일 새 20% 가량 떨어졌다. 킹크랩 한 마리를 20만원 선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절지(8개 다리중 하나 이상이 떨어진 상품) 킹크랩도 같은 기간 25% 이상 하락해 ㎏당 6만2500원에 거래중이다.
러시아산 블루킹크랩 가격(A급)
러시아산 블루킹크랩 가격(A급)
이달 초 대게 가격이 급락한 이유와 비슷하다. 중국 수출길이 막힌 킹크랩 물량이 우리나라에 일시적으로 유입되며 가격 하락을 유발했다. 중국 경제 수도 상하이는 약 한 달째 봉쇄돼 물류가 막혔고 중국 정부는 이달초 쿤산, 타이창 등에도 봉쇄 명령을 내린 상태다.

블루 킹크랩의 조업량이 늘어난 것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다. 현재 우리나라에 들어와있는 킹크랩은 러시아산 블루 킹크랩이다. 킹크랩은 품종에 따라 레드, 블루, 브라운 등으로 구분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노르웨이산 레드 킹크랩과 러시아산 블루 킹크랩이 식사재용으로 사용된다. 블루 킹크랩은 1월 말부터 7월까지 조업을 하는데 2월부터 5월까지가 가장 맛이 좋은 시기라고 알려져 있다.

블루킹크랩은 2월부터 9월까지, 레드킹크랩은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국내에 유통된다. 블루 킹크랩은 등 중앙 육각형 부분에 4개의 돌기가 있고 레드 킹크랩은 돌기가 6개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다만 킹크랩 가격이 추세적으로 하락하진 않을 전망이다. 수산물 특성 상 대외 환경에 따라 수입량이 즉각 달라지고 경매를 통해 당일 시세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5월 초 노동절 연휴에 중국 봉쇄조치가 해제되면 시세가 급등할수도 있다.

킹크랩은 대게에 비해 가격 변동폭도 큰 상품이다. 대형마트의 대게 연중 수입 원가는 3만원~6만원 사이에서 움직이는 반면 킹크랩은 4만5000~10만5000원 사이에서 움직인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중국 도시 봉쇄 조치가 완화되는 경우엔 국내 킹크랩 유입량이 줄어 가격이 오를 수 있고 중국 도시 봉쇄 조치가 길어지면 중국 시장 수요 감소에 대응해 킹크랩 조업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형마트들은 5월 ‘가정의 달’에 킹크랩 수요가 늘 것을 대비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 킹크랩 할인 행사에서 준비한 물량이 금세 완판되자 이달 28일부터 2차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홈플러스도 같은 날부터 일주일간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