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맹 중립 외교를 고수해온 인도네시아가 모든 회원국을 초청하는 게 의장국의 '의무'임을 명확히 하며 미국 등 서방의 푸틴 배제 압박을 일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22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인도네시아 재무 장관은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2차 회의 다음 날인 21일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G20 올해 정상회의는 11월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다.
스리 물랴니 장관은 "모두 초청했다.
모든 G20 회원국 정상에게 수개월 전 초청장을 발송했다"며 "정상회의를 하면서 '내일 회의가 열리니 지금 초청장을 보낸다'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2차 회의 후 발표한 의장국 성명에도 푸틴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정상을 초청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성명에서 "의장국은 모든 G20 회원국을 회의에 초대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효과적인 논의를 할 의무가 있다.
모든 구성원의 견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G20 회원국들은 인도주의적 위기와 경제적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
전쟁 관련 조치로 세계 경제 회복이 막힐 것이라는 견해를 공유했다"고만 적었을 뿐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번 2차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우려, 팬데믹 대응 격차 해소를 위해 세계은행에 기금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회의 내용을 요약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국가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G20 의장국으로서 인도네시아는 주요 국가들의 러시아 배제 압박에 고심해왔다.
특히 러시아가 G20 회의에 참석할 경우 미국 정부가 다수의 회의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모두 초청' 입장을 인도네시아가 철회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 20일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2차 회의에서 러시아 측이 발언하자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등 서방국가 대표들이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어 2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도 러시아 대표 연설 때 홍남기 한국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해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등 주요 7개국 대표 등이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