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라운드 성적 순으로 각 종목 출전권 주기로…4위는 '빈손 귀국'
무섭도록 냉정한 양궁협회…메달 도전할 3명 항저우 가봐야 안다
항저우행 티켓을 따냈다고 끝이 아니다.

태극궁사 남녀 각 4명 중 1명은 예선만 치르고 귀국해야 한다.

22일 양궁계에 따르면 대한양궁협회는 9월 개최되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리커브 양궁 5개 종목에 출전할 선수를 결정하는 방식을 이미 확정했다.

전날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남녀 대표선수 각 4명 선발을 완료한 가운데, 양궁협회는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종목 경기에 앞서 대진표를 확정하기 위해 치르는 예선 성격의 경기인 랭킹 라운드 성적 순으로 출전권을 주기로 했다.

아시안게임 양궁 엔트리는 나라별로 남녀 각 4명씩이다.

그런데 개인전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남녀 각 2명에 불과하다.

남녀 단체전은 3명씩 한 조를 이루게 된다.

혼성전은 남녀 선수 한 명씩 짝을 이뤄 한 조만 출전한다.

무섭도록 냉정한 양궁협회…메달 도전할 3명 항저우 가봐야 안다
양궁협회의 출전권 배분 방식에 따르면 랭킹라운드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는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전에 모두 출전하며, 2위인 선수는 개인전과 단체전에, 3위는 단체전에만 나선다.

랭킹 라운드에서 4명 중 가장 낮은 점수를 쏜 선수는 메달에 도전할 기회가 없다.

항저우에서 다른 동료 3명이 메달 경쟁을 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한다.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낸 대표선수들은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동안 5차례나 대회를 치르며 살 떨리는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이렇게 선발한 남녀 각 4명의 선수 중 메달에 도전할 기회는 3명에게만 주어진다.

사실상 항저우에서 치를 랭킹 라운드가 진정한 '최종 선발전'이 되는 셈이다.

무섭도록 냉정한 양궁협회…메달 도전할 3명 항저우 가봐야 안다
이처럼 잔인하게 느껴질 정도로 냉정한 선수 선발 방식은 실전에서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를 가려내려면 정성적 요소를 배제하고 철저히 정량적으로만 평가해야 한다는 양궁협회의 원칙에 따른 것이다.

성과도 좋다.

양궁협회는 엔트리가 남녀 각 3명이었던 2020 도쿄올림픽과 2021 양크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랭킹 라운드 성적에 따라 혼성전에 출전할 선수를 정했다.

그 결과 두 대회 모두에서 혼성전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가는 리커브 여자 국가대표는 이가현(대전시체육회), 강채영(현대모비스), 안산(광주여대), 최미선(순천시청), 남자 국가대표는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경북일고), 오진혁(현대제철), 이우석(코오롱엑스텐보이즈)이다.

대표팀 맏형 오진혁은 "어떤 메달도 값지지만 다같이 단체전 메달을 따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슬프게도, 8명의 태극궁사 중 적어도 두 명은 메달 없이 빈손으로 한국에 돌아와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