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구속, 탄핵심판 당시 함께 변호하기도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고(故) 한승헌 전 감사원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께 빈소가 차려진 강남성모병원을 찾아 5분간 머무르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철희 정무수석과 박경미 대변인,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 등과 빈소를 찾은 문 대통령은 영정에 헌화한 뒤 한 전 원장의 부인인 김송자 여사 등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상심이 크시겠다"며 "사회적으로도 아주 큰 어른이셨고, 우리 후배 변호사들, 법조인들에게 큰 귀감이 되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를 아주 많이 아껴주셨는데 너무나 애통하다"면서 "제가 직접 와서 꼭 조문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빈소에서 종교계 원로로 한 전 원장과 민주화운동을 함께한 이해동 목사와도 조우했다.
"이제 나 혼자 남았다"고 한 이 목사에게 문 대통령은 "좀 더 건강하시고 우리 사회 원로로서 많은 가르침을 주셔야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퇴임 후 머무르게 될 경남 양산의 사저에 들러줄 것을 권했다.
한 전 원장이 '1세대 인권변호사'로 불렸던 만큼 인권 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과의 인연도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원장은 지난 2019년 언론 인터뷰에서 1975년 반공법 위반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을 당시 시위를 하다 잡혀 들어온 한 학생에게 자신의 '메리야스'를 줬다면서 그 학생이 문 대통령이었다고 회상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경희대 총학생회 간부로 반독재시위를 주도하다 수감된 상태였다.
이후 문 대통령과 한 전 원장은 역시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고리로 인연을 이어갔다.
노 전 대통령이 1987년 대우조선 사건으로 구속됐을 때는 공동변호인단으로 변론에 나섰다.
2004년 노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당시에는 함께 노 전 대통령의 대리인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한 변호사는 변론을 총괄했고, 문 대통령은 대리인단의 간사 역할을 맡았다.
이후 한 전 원장은 2012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고, 2017년 대선 때는 대선 캠프의 통합정부자문위원단 단장으로 활동하며 선거 승리를 도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9월 '대한민국 사법부 70주년 기념행사'에서 한 전 원장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