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농가 24호 벌통 1천600여 군 피해…꿀벌 모두 없어진 농가도
꿀벌이 사라졌다…전국 유일 양봉특구 칠곡 농가 '비상'
최근 발생한 '꿀벌 실종'으로 전국 유일의 양봉 특구인 경북 칠곡군 양봉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칠곡군과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올해 겨울 양봉산업 특구 내 양봉 농가 140호 가운데 꿀벌 실종 피해를 본 농가는 24호이며 전체의 17.1%로 나타났다.

이들 농가에서 관리하는 벌통 수로 보면 1만7천700군(群) 중 1천632군이 피해를 당해 9.2%를 차지했다.

개별 농가로 들어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양봉 농민 A 씨는 벌통 60군을 사육하는데 이들 벌통의 꿀벌이 집단 실종돼 개체 수 전부가 사라졌다.

농민 B 씨는 관리하는 벌통 140군 가운데 절반인 70군에서 꿀벌이 100% 사라졌다.

벌통 400군을 기르는 C 씨는 250군에서 꿀벌이 모두 실종되는 피해를 보았다.

꿀벌 실종 사태는 지난 1월부터 전남과 경남을 시작으로 경북을 포함한 전국으로 확산했다.

칠곡농업기술센터는 꿀벌 실종에 대해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

이상기후와 지난해 발생한 병충해, 말벌류에 의한 폐사가 겹쳤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9∼10월 저온현상이 나타나 꿀벌 발육이 원활하지 못했고, 11∼12월에는 때아닌 고온으로 이른 시기에 밀원수(꿀벌이 꿀과 화분을 수집하는 나무)꽃이 피어 봉군(벌무리)이 약화했다.

월동하던 벌들이 외부 활동으로 체력을 소진하고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피해 벌떼 중 대부분에서 꿀벌 해충(응애)이 관찰됐고, 꿀벌을 잡아먹는 말벌류가 지난해 10월 늦게까지 피해를 준 것으로 보인다.

칠곡군과 농업기술센터는 응애 방제 기술을 개발하고 월동 꿀벌 관리기술 교육 등을 통해 피해 확산을 막을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병해충 방제 등을 통해 꿀벌 피해 확산을 방지하고자 오는 7월께 양봉 농가를 대상으로 종합예방 교육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