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편 예정대로 방송 /사진=연합뉴스, tvN
'유퀴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편 예정대로 방송 /사진=연합뉴스, tvN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측이 거센 시청자 항의에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편을 예정대로 방송한다.

윤 당선인은 지난 13일 비공개로 '유퀴즈' 촬영을 마쳤다. 이날 촬영분은 20일 방송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 소식이 전해지자 시청자 게시판은 항의하는 글로 뒤덮였다.

소식이 보도된 13일부터 20일 오전 9시까지 9101개의 글이 게재됐다. 물론 이 중에선 "윤석열 당선인 편을 꼭 보겠다"는 글도 있었으나 대다수가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게시판에 글을 올린 시청자들은 "오늘이 유느님과 이별하는 날인가", "'유퀴즈' 너무 실망스럽다", "유재석 이력에 흠집 내는 출연자", "시청자 의견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나", "티빙 탈퇴하겠다"는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SBS '집사부일체',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에 출연한 바 있다. 당선 이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유퀴즈'가 처음이다.
/사진='유퀴즈' 시청자 게시판
/사진='유퀴즈' 시청자 게시판
그동안 '유퀴즈'에는 1세대 프로파일러 표창원 전 의원,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인들이 출연한 바 있었지만, 윤 당선인 만큼의 '역풍'은 없었다. 당시 방송에서 표 전 의원과 김 의원은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임식을 앞둔 윤 당선인의 경우 대중의 호감도가 높은 프로그램인 '유퀴즈'와 방송인 유재석의 이미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유퀴즈' 제작진에 대한 비판도 확산했다. 당초 거리의 시민들을 만나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전하는 취지로 기획됐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수의 유명인이 등장해 갑론을박이 이어진 바 있다. 이번 윤 당선인의 출연으로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훼손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유퀴즈' 연출을 맡은 김민석 PD와 공동 연출을 맡은 박근형 PD가 JTBC로 이적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의 이적 여부나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윤 당선인 출연 논란이 벌어지기 훨씬 이전부터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이 출연하는 '유퀴즈'는 20일 저녁 8시 30분에 방송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