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 성김과 깜짝 만찬…"굳건한 한미관계 발전" 공감(종합)

'성김 죽마고우' 정진석 부의장 자택서 회동…당선인측 "외교적 의미는 없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방한 중인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20일 당선인 측 관계자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전날 저녁 정진석 국회부의장의 도곡동 자택에서 김 대표, 정 부의장과 만찬을 했다.

이 자리에는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도 함께 했다.

정 부의장의 초대로 마련된 사적인 성격의 만찬으로, 가벼운 와인을 곁들여 두 시간 반 정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당선인 측 관계자는 "참석자들은 한미관계가 어느 때보다 더 굳건하게 유지 발전돼야 한다는 인식에 의견을 같이 모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과 김 대표는 어린 시절 성북동에서 함께 자란 죽마고우 사이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부의장이 1993년 언론사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했을 때 거처를 구하기 전까지 약 보름간 김 대표 집에서 신세를 졌고, 김 대표가 로스앤젤레스(LA)에서 결혼식을 할 당시에는 정 부의장이 함진아비를 하는 등 깊은 교분을 이어왔다.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한국을 찾는 김 대표는 방한 기간 현 정부와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 김성한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간사 등 차기 정부 인사들을 두루 만나 북핵 대응 방향을 논의한다.

윤 당선인과는 당초 차관보급인 김 대표의 직위 등을 감안할 때 직접 예방은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외교적인 격에 얽매이지 않은 '깜짝' 회동이 성사된 것에는 윤 당선인의 실용주의적 태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만찬에서도 한미관계나 북핵 대응에 대한 직접적인 의견 교환보다는 윤 당선인에 대한 당선 축하 등 친밀한 주제의 대화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 상황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친교 만찬 성격이 강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도 이번 만찬회동에 대해 "정 부의장의 사적인 주선으로 이뤄진 단순한 만남의 자리로 외교적 의미가 없다"며 공적인 자리가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다만 다소 파격적일 수 있는 윤 당선인의 만찬 참여가 장기적으로 한미관계에 긍정적 메시지로 작용할 공산은 있다.

미국 측에서도 윤 당선인이 한미관계를 중시한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