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원유를 시장에 나오는 대로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2월 말 이후 원유 현물시장에서 러시아 우랄유 수백만 배럴을 사들였다.

인도는 또한 이례적으로 동아시아 지역 동시베리아-태평양송유관(ESPO)에서 나오는 원유도 사들이고 있다.

ESPO유는 작은 유조선에 실려 상대적으로 긴 노선으로 수송돼야 하기에 인도 입장에서는 경제성이 낮은 편이다.

인도는 사할린에서 생산되는 또 다른 동아시아 지역 유종인 소콜유도 사들였다.

블룸버그는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인도 정유업체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더 낮은 가격에 사기 위해 경쟁 입찰 대신 비공개 협상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오랜 관계를 유지해온 인도는 이런 원유 구매를 통해 금융제재로 경제 위기에 빠진 러시아에 자금을 대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미국은 인도의 이런 움직임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 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제 고문인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달 6일 "러시아와 노골적으로 전략적 제휴를 한다면 그 대가는 심대하고 장기적일 것이라고 미국이 인도에 얘기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산 에너지와 다른 물품의 수입을 늘리는 것이 인도의 이익에 맞지 않는다며 미국이 인도의 에너지 수입 다각화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이 이미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 상황에서 중국은 코로나19 봉쇄로 인해 원유 수요가 늘기 어렵고,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고려하고 있어 러시아산 원유가 더 싸질 여지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바이든이 말려도…인도, 러시아 원유 나오는 족족 사들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