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사고 유족·노동단체, 본사앞 분향소 설치

"산재사망사고 대책 내놔야"…공개 사과·재발 방지 등 요구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피해 유족과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사측에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김용균재단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고(故) 이동우 동국제강 비정규직노동자 산재사망사고 해결 촉구 지원모임'은 19일 서울 중구 동국제강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국제강의 무성의하고 무례한 태도를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지원모임은 지난 13일 동국제강 본사를 찾아 ▲ 동국제강 대표이사의 유족 상대 공개 사과 ▲ 재발 방지대책 수립 ▲ 유족에 정당한 배상 등을 요구했다.

동국제강은 전날 유족 대표와의 만남에서 '수사 결과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지겠다.

유족의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입장이 없다.

포항에서 만나 이야기하자'는 말만 남겼다고 한다.

고인의 부인 권금희 씨는 "어제 동국제강에서 만나자는 이야기를 듣고 이제는 우리 남편도 억울함을 풀고 떠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동국제강은 아무 말도 없고 단지 시간 끌기였다는 생각이 든다"며 "남편이 억울함을 풀 수 있을 때까지 여기서 1인 시위를 비롯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울먹였다.

지난달 21일 오전 9시 25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는 크레인 기계 보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인 이동우 씨가 천장 크레인을 정비하던 중 추락 방지용 안전벨트에 몸이 감기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동국제강 본사 앞에 이씨를 기리는 분향소를 설치했다.

유족 등은 동국제강 측이 유족의 요구를 반영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