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전자 웃고, 디스플레이·배터리는 침울…1분기 희비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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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부터 1분기 실적 본격 발표…정제마진 초강세에 정유사 호실적
디스플레이·배터리 기업들은 원자잿값 상승에다 공급망 차질로 타격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발표되는 국내 주요 기업의 1분기 경영실적에서는 업종 간 희비가 뚜렷하게 갈릴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기업들은 최근 원재료 부담과 업황 부진 영향으로 저조한 성적표가 예상되지만, 정유사들은 최근 고유가에 정제마진 초강세까지 더해지면서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 정제마진 '초강세' 정유사 방끗…에쓰오일은 분기 최대 흑자 예고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가 오는 27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8일, SK이노베이션이 29일에 컨퍼런스콜과 함께 실적을 공식 발표한다.
정유사들은 올해 1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제마진이 2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데다 원유 재고평가이익도 급등한 덕분이다.
정유사의 수익성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은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으로, 통상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전주(17.4달러)보다 0.8달러 오른 배럴당 18.2달러의 초강세를 이어갔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초 배럴당 6달러 수준이던 정제마진은 미국 등 주요국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와 세계적인 석유제품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3월 말 13.9달러까지 올랐고, 이달에 들어서도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을 통해 최근 한 달간 발표된 증권사 7곳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2천70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천25억원) 대비 2배 이상으로 늘고,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흑자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에쓰오일은 작년 1분기(6천292억원)보다 94.9% 급증한 1조2천26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종전의 최대 분기 실적은 2008년 2분기의 7천41억원이다.
삼성증권 조현렬 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재고 관련 손익 개선과 정제마진 상승으로 (에쓰오일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며 "하반기 항공유 수요 회복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마진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초 잠정 실적을 미리 발표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 기업들도 주력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1분기 '깜짝 실적'을 써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신제품과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년 동기보다 50.3% 증가한 14조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1분기 기준 2018년(15조6천억원) 다음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LG전자도 프리미엄 TV, 가전제품 판매 호조에다 일시적인 특허 수익까지 더해지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8천80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메모리반도체 전문 기업인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조원 안팎으로, 직전 분기(약 4조2천억원)보다는 적겠지만 전년 동기(약 1조3천억원)보다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 패널값 하락세에 LG디스플레이 흑자 5분의 1로…'K-배터리'도 부진
이와 달리 디스플레이, 배터리 기업들은 올해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업종은 LCD 패널 업황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을 통해 최근 한 달간 발표된 증권사 6곳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LG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천20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천230억원), 직전분기(4천776억원)와 비교해 영업이익 규모가 크게 줄었다.
이는 비용은 늘고 판매 수익은 줄어든 '이중 악재'에 따른 결과다.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세로 인해 LG디스플레이의 주요 원자재 구매 비용이 지난해 20%가량 증가한 반면 TV용 LCD 패널과 모니터·노트북 등 IT(정보통신)용 패널 가격은 하락했다.
삼성전자 실적과 함께 발표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직전분기(1조3천억원)보다 줄어든 6천억~8천억원 규모로 예상됐다.
'K-배터리'로 불리는 국내 배터리 3사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차질 여파로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이 예상보다 적게 나오면서 만족스럽지 못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7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미리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2천58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1% 줄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아직 흑자전환을 하지 못한 SK온은 올해 1분기에도 1천억원 중반 수준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심화로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배터리 출하가 부진해진 것이 흑자 규모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줬다.
다만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병행하는 반도체 소재, 편광필름 사업 호조의 영향으로 유일하게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1분기 삼성SDI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천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7%, 직전분기 대비 8.1% 각각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
디스플레이·배터리 기업들은 원자잿값 상승에다 공급망 차질로 타격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발표되는 국내 주요 기업의 1분기 경영실적에서는 업종 간 희비가 뚜렷하게 갈릴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기업들은 최근 원재료 부담과 업황 부진 영향으로 저조한 성적표가 예상되지만, 정유사들은 최근 고유가에 정제마진 초강세까지 더해지면서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 정제마진 '초강세' 정유사 방끗…에쓰오일은 분기 최대 흑자 예고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가 오는 27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8일, SK이노베이션이 29일에 컨퍼런스콜과 함께 실적을 공식 발표한다.
정유사들은 올해 1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제마진이 2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데다 원유 재고평가이익도 급등한 덕분이다.
정유사의 수익성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은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으로, 통상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전주(17.4달러)보다 0.8달러 오른 배럴당 18.2달러의 초강세를 이어갔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초 배럴당 6달러 수준이던 정제마진은 미국 등 주요국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와 세계적인 석유제품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3월 말 13.9달러까지 올랐고, 이달에 들어서도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을 통해 최근 한 달간 발표된 증권사 7곳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2천70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천25억원) 대비 2배 이상으로 늘고,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흑자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에쓰오일은 작년 1분기(6천292억원)보다 94.9% 급증한 1조2천26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종전의 최대 분기 실적은 2008년 2분기의 7천41억원이다.
삼성증권 조현렬 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재고 관련 손익 개선과 정제마진 상승으로 (에쓰오일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며 "하반기 항공유 수요 회복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마진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초 잠정 실적을 미리 발표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 기업들도 주력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1분기 '깜짝 실적'을 써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신제품과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년 동기보다 50.3% 증가한 14조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1분기 기준 2018년(15조6천억원) 다음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LG전자도 프리미엄 TV, 가전제품 판매 호조에다 일시적인 특허 수익까지 더해지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8천80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메모리반도체 전문 기업인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조원 안팎으로, 직전 분기(약 4조2천억원)보다는 적겠지만 전년 동기(약 1조3천억원)보다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 패널값 하락세에 LG디스플레이 흑자 5분의 1로…'K-배터리'도 부진
이와 달리 디스플레이, 배터리 기업들은 올해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업종은 LCD 패널 업황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을 통해 최근 한 달간 발표된 증권사 6곳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LG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천20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천230억원), 직전분기(4천776억원)와 비교해 영업이익 규모가 크게 줄었다.
이는 비용은 늘고 판매 수익은 줄어든 '이중 악재'에 따른 결과다.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세로 인해 LG디스플레이의 주요 원자재 구매 비용이 지난해 20%가량 증가한 반면 TV용 LCD 패널과 모니터·노트북 등 IT(정보통신)용 패널 가격은 하락했다.
삼성전자 실적과 함께 발표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직전분기(1조3천억원)보다 줄어든 6천억~8천억원 규모로 예상됐다.
'K-배터리'로 불리는 국내 배터리 3사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차질 여파로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이 예상보다 적게 나오면서 만족스럽지 못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7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미리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2천58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1% 줄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아직 흑자전환을 하지 못한 SK온은 올해 1분기에도 1천억원 중반 수준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심화로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배터리 출하가 부진해진 것이 흑자 규모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줬다.
다만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병행하는 반도체 소재, 편광필름 사업 호조의 영향으로 유일하게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1분기 삼성SDI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천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7%, 직전분기 대비 8.1% 각각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