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문을 연 스웨덴 종합가전기업 일렉트로룩스의 플래그십 스토어 '스웨디시 하우스'는 유럽산 프리미엄 가전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평소 사용해보기 힘든 대형 가전인 식기세척기나 인덕션을 '체험'해보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체험에 초점을 맞췄지만 매출까지 이어지는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다. 일렉트로룩스 관계자는 "실제로 플래그십 방문 고객의 70%가 프리미엄 주방 가전인 식기세척기와 인덕션 등 빌트인 키친 제품들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제품 체험에서 나아가 구매 상담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18일 업계에 따르면 이같이 가전업계의 프리미엄 가전 위주의 체험존 확대는 매출 상승에도 기여하고 있다. 구경하러 왔다가 상담까지 받으면서 견적도 내보고, 필요한 게 있으면 구매도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효과가 눈으로 나타나면서 가전업계는 백화점 내 프리미엄 가전 체험존을 늘리는 추세다.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기업 GfK에 따르면 올해 1~2월 가전 시장 성장률은 둔화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중 유일하게 백화점만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백화점은 전년(2020년) 대비 14% 성장했고 올해 들어서도 1~2월 9.1%의 성장율을 이어갔다.GfK 측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다른 오프라인 채널과는 달리 백화점이 성장하는 주요 원인은 대형 가전의 견조한 매출 증가"라며 "신규 대형 매장 출점과 매장 내 체험 공간 확대 등을 통해 잠재 구매력이 높은 고객층을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공략한 게 주효했다"고 풀이했다.다이슨도 최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지난 15일 다이슨 팝업스토어에는 무선 청소기 레이저 기술, 공기청정기 기술 알아보기 등은 다이슨이 마련한 이벤트를 체험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이날 팝업스토어에 들른 한 방문자는 "다이슨 에어랩(헤어스타일러)을 체험해보려 들렀는데 이벤트까지 참여해 다이슨 제품을 이것저것 써보게 됐다"고 말했다.'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최근 가전업계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백화점 내 프리미엄 가전 체험존을 확대하며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LG전자는 더현대 서울에 약 200평 정도의 매장을 열고 세계 최초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을 전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가전을 체험하는 공간은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기능도 있지만 방문 고객들의 피드백을 모아 서비스에 반영하는 등 소비자와의 소통의 장이 되는 역할도 톡톡히 한다"고 강조했다.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개인투자자는 지난 한 달간 국내 증시에서 약 8조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0개의 평균 수익률은 약 -5%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적주나 원자재 인플레이션(가격 상승)에 올라탄 외국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6%가 넘는 수익을 냈다.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증시에서 8조34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0개의 평균 수익률(평균 구매 단가 대비 이날 종가)은 -4.6%인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51% 하락했다.이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위는 삼성전자였다. 한 달간 삼성전자만 5조9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순매수 3위인 삼성전자우와 합하면 한 달 순매수액은 5조7161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개인의 삼성전자 평균 수익률은 -2.97%를 기록했다. 높아지는 원·달러 환율, 파운드리 사업 난항 등으로 인해 삼성전자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면서 ‘쓴맛’을 봤다.개인은 낙폭이 큰 대형주를 저가 매수하는 전략을 고수했다. 순매수액 2위는 SK하이닉스다. 1조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이날 종가와 평균 매수단가(11만5482원)를 비교하면 평균 수익률은 -5.61%를 기록했다. 이 밖에 개미는 네이버(순매수 3위·-5.58%), HMM(4위·-10.05%), 카카오(6위·-6.75%) 등을 집중 매수했지만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인의 순매수 ‘톱 10’ 종목 중 수익을 낸 건 LG전자(3.25%) 한 종목뿐이었다.외국인의 투자 결과는 달콤했다. 같은 기간 순매수 톱 10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6.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 시장에서 3조384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가운데서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과 치솟고 있는 원자재 관련주를 발 빠르게 매수한 덕분이다.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미용기기 업체 클래시스다. 한 달 수익률은 24.64%에 달한다. 미용기기 시장의 성장세가 커지면서 견조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는 영향이다. ‘애플 관련주’로 분류되는 LG이노텍(순매수 5위·0.64%)에서도 견조한 수익을 냈다. 수주 호황이 예고되고 있는 현대중공업(9위·16.67%)에서도 재미를 봤다.인플레이션 관련주도 놓치지 않았다. 원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주가도 급등하고 있는 에쓰오일(순매수 4위·8.97%)이 대표적이다.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6만 전자’의 늪에 빠진 삼성전자와 달리 삼성그룹 전체 계열사에 분산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지난 한 달간 5%가 넘게 하락할 때, ETF는 최대 3%대 수익을 냈다. 변동성이 커진 최근 주식시장에서 같은 ‘삼성’에 투자하더라도, 계란을 나눠 담는 식의 분산 투자 효과가 뚜렷했다는 분석이다. 삼성그룹 관련 5개 ETF 모두 ‘선방’18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일기획 등 15개 삼성 계열사의 시가총액 비중에 맞춰 나눠 투자하고 있는 ‘KINDEX 삼성그룹섹터가중 ETF’의 지난 한 달(3월 18일~4월 18일) 수익률은 3.63%에 달했다. 각 계열사에 같은 비중으로 투자하는 ‘KINDEX 삼성그룹동일가중 ETF’ 수익률 역시 2.0%로 양호한 수준이었다.삼성그룹 관련 ETF 중 운용 규모가 가장 큰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삼성그룹 ETF’ 수익률은 2.3%였다. 계열사별 비중을 조금 달리하고 있는 ‘KODEX삼성그룹 밸류 ETF’ 수익률은 3.2%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 ETF’ 역시 0.4%의 수익을 거뒀다. 지난 한 달간 삼성그룹에 나눠 투자하는 5개의 ETF 모두 짭짤한 수익을 낸 것이다.같은 기간 삼성의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 주가는 5.66% 하락했다. 지난달 7만원대 아래로 내려간 이후 52주 신저가를 반복적으로 찍으며 하락세에 빠져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0.15% 오르며 6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본격적인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바닥을 쳤다’는 의견과 6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당분간 삼성전자의 변동성을 예측하기 쉽지 않아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삼성후자’의 분산 투자 효과삼성그룹 ETF와 삼성전자 주가 사이에 희비가 엇갈린 건 ‘분산 투자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TF는 삼성전자 주가가 빠져도 다른 계열사 주가가 버텨준 덕을 톡톡히 봤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계열사들이 특정 사업 분야에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기 때문에 ETF의 분산 투자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설명이다.ETF가 편입한 종목은 정보기술(IT) 기업(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 중공업(삼성중공업), 금융(삼성증권·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 등 골고루 구성돼 있다. 지난 한 달 삼성SDI는 19.2%, 삼성화재는 10.6%, 삼성생명은 3.35% 올랐다. 삼성카드(2.96%), 삼성바이오로직스(0.5%) 등도 마찬가지다. ETF에 속한 이들 기업의 주가가 뛰면서 삼성전자 하락세를 보완해 준 역할을 했다.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삼성그룹의 경우 거의 전 사업 분야에 계열사가 있기 때문에 관련 ETF의 분산 효과가 다른 그룹 ETF보다 큰 편”이라며 “상대적으로 안정적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삼성전자가 신저가를 거듭하고 있어 저가 매수 기회로 볼 수도 있는 만큼 투자성향에 따라 판단은 갈릴 수 있다”고 했다.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