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비중 확대"
메리츠증권은 18일 증권 업황 부진을 고려해 증권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리는 상승하고 유동성은 회수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부담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로 번지고 있다"며 "증시 유동성이 풍부하다고는 하지만 거래대금이 늘지 않는 이상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하기엔 요원하다"고 밝혔다.

은 연구원은 "'머니무브' 현실화에도 증권주는 평가가치(밸류에이션) 확장에 실패했다"면서 "기존 사업 모델의 성장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해외 사례를 참고할 때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헤게모니 확보 여부가 중요하다며 합작법인, 지분투자 같은 소극적 진출을 넘어 적극적인 직접 진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증권업종 최선호주로는 이익 안정성과 배당 매력을 고려해 한국금융지주와 삼성증권을 제시했다.

은 연구원은 은행 업종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은행주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순이자마진(NIM) 상승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리스크 프리미엄 하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상승 기대감 때문"이라며 높은 이익 안정성을 고려해 은행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으로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다만 가산금리 규제, 조달금리 상승 등을 고려할 때 NIM 개선 강도는 점진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보험 업종에 대해서는 "우호적 매크로(거시경제) 환경과 일시적 자동차 손해율 개선 등이 주가 상승을 지지하고 있으나 이른 시일 내 가파르게 올라온 주가는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 회계기준 IFRS17 도입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나 주가와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장기 위험손해율의 구조적 개선 흐름이 관찰되지 않는 이상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은행 업종 최선호주로는 K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를, 보험 업종 최선호주로는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를 각각 제시했다.

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에 대해서는 "독과점 지위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카카오뱅크는 전체 은행권과 비교하면 뚜렷한 차별점을 찾기 어렵고, 카카오페이 역시 향후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증권·보험업 안에서 경쟁력 확보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두 기업이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소모적 논의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카카오뱅크는 정부 정책에 의해 육성·발전된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금융업, 카카오페이는 금융 혁신 차원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했다는 점에서 플랫폼 기업 범주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