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문제 대부분 해결"…7년 반 만에 보화각 전시
간송미술관장 "국보 경매 출품 뼈아팠다…더는 안 내놓을 것"
보물과 국보를 잇달아 경매에 출품해 논란에 휘말렸던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이 15일 "더는 국보를 경매에 내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 관장은 이날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전시 간담회에서 그간의 구조조정과 새로운 사업 추진에 관해 설명하던 중 "저희로서는 뼈아픈 부분이었고, 팔을 끊는 심정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른 미술관과 달리 간송미술관은 모기업이 없는데, 비지정문화재의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전 등으로 비용이 발생했다"며 이제 부채와 관련한 문제는 대부분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보와 경매 출품은 서화와 도자 문화재에 집중하려는 전략에 따라 진행했으며, 간송미술관의 미래를 기약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전 관장은 "어지럽고 어려운 일들에 대해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다.

송구했다"며 수장고 공사가 마무리되고 대구 간송미술관이 착공한 올해가 간송미술관이 새롭게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관장은 2018년 4월 부친인 전성우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이 세상을 떠난 뒤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불교 문화재 4건을 경매에 출품했고, 국보 훈민정음 해례본의 대체불가토큰(NFT) 상품 판매 등을 추진했다.

2020년 경매에 나왔다 유찰된 보물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총액 3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사들였다.

이어 지난 1월 경매에서 새 주인을 찾지 못했던 국보 '금동삼존불감'은 블록체인 커뮤니티 '헤리티지 다오(DAO)'가 구매한 뒤 지분 51%를 간송미술문화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당시 경매에서 마찬가지로 유찰됐던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은 여전히 간송가가 보유하고 있다.

전 관장은 헤리티지 다오가 사들인 금동삼존불감이 간송미술관 수장고에 있으며, 당장 전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에 금동삼존불감의 소유권 관련 서류를 문화재청에 제출할 것"이라며 간송미술문화재단과 헤리티지 다오가 공동으로 소유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간송미술관장 "국보 경매 출품 뼈아팠다…더는 안 내놓을 것"
다만 전 관장은 NFT와 같은 신기술을 활용한 사업은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정보통신 기술 덕분에 어디에서나 문화를 창작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고 언급한 뒤 "많은 논란이 된 훈민정음 NFT는 간송미술관이 글로벌 팬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롭고 강력한 도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송미술관이 문화재 보존, 연구, 교육이라는 중심축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간송미술관을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과 같은 명소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간송미술관은 16일부터 6월 5일까지 보화각에서 '보화수보(寶華修補)-간송의 보물 다시 만나다' 전시를 연다.

보화각 전시는 2014년 10월 '추사정화전' 이후 7년 6개월 만이다.

보존처리를 마친 비지정문화재 8건 32점을 선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