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정권을 다시 잡은 탈레반이 '인권 존중','여성 존중' 등의 약속 이행 대신에 학생들의 넥타이 착용마저 금지하는 등 사회 통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금지 목록' 늘리는 탈레반…'넥타이 등교'도 막아
15일 톨로뉴스, EFE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이 임명한 교육 당국은 전날 수도 카불의 모든 공립·사립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생과 교사 모두 넥타이를 착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그동안 넥타이는 아프가니스탄의 많은 학교, 특히 사립학교 교복의 일부였다.

탈레반은 넥타이 등교를 왜 금지하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이슬람교 교리에 넥타이를 금지하는 규율은 없으나 과거 이란 정부가 넥타이가 서구식 복장이라며 착용을 금지한 바 있다.

탈레반 교육 당국은 공문에서 남학생의 넥타이 등교 금지와 함께 여학생 등교 시 히잡 착용 의무를 재차 강조했다.

탈레반은 과거와 달리 여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는 인정했으나, 남녀 합반을 금지하고 분리 수업 규칙을 세웠다.

'금지 목록' 늘리는 탈레반…'넥타이 등교'도 막아
탈레반은 작년 8월 15일 20년 만에 정권을 다시 잡은 뒤 1차 통치기(1996∼2001년)와는 달라질 것임을 천명했지만, 이슬람 질서 구축에 박차를 가하면서 과거와 비슷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종교 경찰'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권선징악부가 '금지 목록'을 내놓는 데 앞장서고 있다.

권선징악부는 올해 2월 남성 공무원의 면도를 금지, 턱수염을 기르도록 하고 여성 공무원은 히잡 착용이 의무라고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카불의 모든 놀이동산을 남녀가 함께 이용하는 것은 금지라며 여성 손님은 반드시 히잡을 쓰고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 남성은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만 놀이동산을 이용하라고 명령했다.

또, 우상 숭배라며 옷가게 마네킹의 머리 부위를 떼어 내라고 지시하고, 여성에 대해서는 '마흐람'(남성 보호자) 없이 72㎞ 이상 장거리 여행을 금지했다.

마흐람은 아버지, 남편, 남자 형제 등 가족 중 남성이 맡는다.

탈레반이 임명한 국경 경찰 지도부도 지난달 남성 보호자 미동행 여성의 여객기 탑승 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