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는 14일(현지시간) 결의안에서 "러시아군이 저지른 행동을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집단학살로 즉각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군의 저지른 행위는 단순한 침략 범죄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체계적이고 일관된 파괴와 정체성 및 자기 결정권과 독립성을 박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외국 정부와 의회, 유엔에 러시아의 침략을 집단학살로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집단학살은 '특정 국민과 민족, 인종, 종교, 정치 집단의 전체 또는 일부를 절멸시킬 목적으로 행해지는 폭력'을 의미한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인 부차 등에서 민간인을 집단학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나톨리 페도루크 부차 시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현재까지 러시아군에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시신 403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손을 뒤로 묶인 채 뒤통수에 총상을 입은 시신이 있었으며, 50여 구가 한꺼번에 묻힌 집단 매장지도 확인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행위를 겨냥해 집단학살을 거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 "푸틴이 우크라이나인의 사상을 말살하려는 시도가 점점 분명해지기 때문에 난 이를 제노사이드라고 부른다"며 "그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람들은 형제와 같으므로 이런 상황에서 집단학살이라는 용어는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카림 칸 검사장은 부차를 방문한 자리에서 "범죄 현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기 때문에 이곳에 왔다"며 "우리는 진실에 도달하기 위해 전장의 안개를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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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러시아는 집단학살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2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에서 "부차에서 촬영된 시신의 영상과 이미지는 가짜"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