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등 자연적 힘으로 움직이는 급수계통 시험하는 '라플라스'
'원전 수출 도전' 원자력연·한수원, 대형 성능시험설비 구축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과 관련한 대형 시험 시설인 피동 보조 급수계통(PAFS) 성능시험설비 '라플라스'와 전용 건물인 혁신안전계통실험동을 구축했다고 13일 밝혔다.

원전이 정상 가동하려면 적절한 압력과 온도의 물이 급수계통을 거쳐 증기발생기로 공급돼야 하는데, 주급수계통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보조 급수계통이 함께 장착된다.

국내 독자 개발한 PAFS는 기존 능동형 보조 급수계통과 달리 중력 등 자연적인 힘으로 움직인다.

전기공급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운전원의 조치 없이도 72시간 이상 원자로를 안전하게 냉각할 수 있다.

라플라스는 PAFS의 성능·안전성을 실험하는 10MW급 대형설비로, 체코 등으로 수출하는 주력 원전이자 PAFS가 가장 먼저 도입될 'APR1000'의 특성을 반영해 제작됐다.

APR1000은 기존에 입증된 APR1400 기술을 토대로 체코의 기술 요건을 만족하기 위해 진일보시킨 노형으로, 올 하반기 유럽사업자요건 인증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플라스는 최대 100기압, 섭씨 311도로 실제 APR1000 내 증기발생기와 똑같은 압력과 온도 조건을 구현하기에 원전 사고 시 PAFS를 통한 노심 열 제거가 효과적으로 이뤄지는지 입증할 수 있다.

원자력연은 종합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인 라플라스를 이용해 PAFS의 노심 열 제거 성능을 입증하고, 구동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과도현상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다.

박원석 원장은 "이번에 구축한 라플라스는 APR1000 외에도 혁신형 소형모듈 원자로인 i-SMR 등 새로운 원자로를 개발할 때도 높은 신뢰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설비"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