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보급 막으려 철로 파괴·국경동향 보고
"지금이 적기, 러 꼭두각시 정권 전복 계획도"
벨라루스 야권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정권을 겨냥해 비밀 '빨치산' 투쟁을 도모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0년 8월 벨라루스 대선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맞붙었던 야권 지도자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는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28년째 권좌를 지키며 '유럽 최후의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로 가는 길을 열어줬다.

리투아니아에 망명 중인 치하노우스카야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매우 취약한 처지"라며 "크렘린궁의 꼭두각시이자 신하, 공범이자 협력자"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비밀 빨치산 투쟁의 도움을 받아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벨라루스 야당에 더욱 힘을 실어줬고, 이들의 전술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치하노우스카야는 "전쟁이 시작된 후 우리는 10만명과 함께 큰 집회를 열었다"며 "벨라루스인으로서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전쟁에 반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1천명이 구금됐지만, 집회는 소용이 없다.

이제는 대신 빨치산 투쟁을 벌일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철도 근로자들은 우크라이나로 러시아군 물자를 실어나르는 열차를 멈추기 위해 선로와 신호 장비를 파괴했다.

이런 계획은 텔레그램 전용 채널에서 공유됐다.

또 다른 텔레그램 채널에서 국경 인근 주민들은 군부대 움직임 등을 담은 사진을 올리고, 나중에 이는 우크라이나군에게도 공유된다.

정권 자체를 약화하려는 직접적인 시도도 있다.

대형 공장 근로자들은 비밀 파업 조직을 조직하고 있고, 전직 보안군 요원들로 구성된 조직 '바이폴'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 기반을 둔 바이폴은 국내 지지자들과 일하면서 루카셴코 정권 전복을 위한 '승리 계획'을 세웠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