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2루타' SSG 크론 "추신수와 함께 뛰는 건 특권"
케빈 크론(29·SSG 랜더스)이 2루에 도달한 뒤 손가락으로 'L'을 만들었다.

1루 더그아웃에 있는 SSG 동료들도 같은 동작으로 화답했다.

SSG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홈 개막전에서 결승 2루타를 친 크론 덕에 3-0으로 승리했다.

2일 개막전을 포함해 원정에서만 5경기를 치러 모두 승리한 SSG는 올해 처음 열린 홈 경기도 잡아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개막전을 포함한 6연승은 SSG 구단 최다 기록(종전 3연승)이다.

이날 LG 트윈스(5승 1패)가 NC 다이노스에 패하면서 SSG는 2022시즌 유일한 '전승 팀'이 됐다.

경기 뒤 만난 크론은 취재진에게 "LG 경기는 어떻게 됐나"라고 물었고, 'LG의 패배'라는 답을 들은 뒤 기분 좋게 웃었다.

SSG 동료들도 이날 크론 덕에 웃었다.

이날 경기는 양현종(KIA)과 윌머 폰트(SSG)의 명품 투수전 속에 0의 행진이 이어졌다.

균형은 7회말 크론의 타석에서 깨졌다.

무사 2, 3루에서 크론은 KIA 우완 불펜 홍상삼의 포크볼을 걷어 올려 좌익수 쪽으로 빠르게 날아가는 2타점 2루타를 쳤다.

이 경기의 결승타였다.

크론은 "첫 번째는 늘 소중하다.

승리는 첫 번째 기록을 더 특별하게 한다"며 "홈 개막전에서 친 결승 2루타를 쳐 무척 기쁘다.

팀이 이겨서 내 2루타에 의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크론은 2회 첫 타석에서도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투수 양현종의 직구를 받아쳐 2루타를 만들었다.

크론은 "양현종은 매우 높은 수준의 투수다.

타자에 따라 다른 패턴으로 투구할 수 있을 정도로 경험이 많다"고 상대 투수를 예우하면서도 "양현종은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진다.

나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조금 높게 잡아서 떨어지는 공에 속지 않으려고 했고, 높은 직구를 노렸다"고 양현종 공략에 성공한 비결을 공개했다.

'결승 2루타' SSG 크론 "추신수와 함께 뛰는 건 특권"
크론은 2019년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트리플A 퍼시픽코스트리그(PCL) 홈런왕을 차지한 거포형 타자다.

KBO리그에서도 그가 장점을 발휘할 수 있게 정경배 타격코치와 '선배' 추신수가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크론은 "정경배 코치는 타석에서 어떤 계획을 세워 상대 투수와 싸우고, 어떤 스윙을 할 때 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지 조언하신다"며 "내겐 최고의 코치"라고 엄지를 들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뛴 추신수는 타지에서 생활하는 크론의 마음을 다독인다.

크론은 "미국에서 뛰었던 베테랑 타자와 함께 생활하는 건 다른 팀 외국인 선수가 가질 수 없는 나만의 특권"이라며 "추신수는 내가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준다.

SSG가 나를 영입한 이유를 상기하게 하고, '잘하고 있다'는 칭찬도 잊지 않는다"고 전했다.

SSG는 크론에게 장타와 타점을 기대한다.

크론은 시즌 초 6경기에서 장타 3개(홈런 1개, 2루타 2개)와 5타점을 올리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