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번에 이용자 몰리면서 시스템 과부하로 접속 장애
IT업계 "가상서버 가능한 클라우드로 시스템 변경해야"
반복되는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 운영중단…재발방지 대책은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 서비스 중단 사태를 계기로 차제에 유사 사례 재발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로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정보기술(IT)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동백전 서비스 중단 사태는 지난해 7월 발생한 백신 접종 예약시스템 '먹통 사태'와 닮은꼴로, 한꺼번에 접속이 몰리면서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다.

백신 예약시스템 먹통의 경우 50대 접종 대상자들이 사전예약 시작과 동시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발생했다.

당시 시스템이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접속 건수는 30만건 정도였으나, 예약이 시작되자 접속 요청 건수가 최대 1천만건에 달했다.

동백전도 신규 서비스가 개통된 지난 1일 오후 2시 7만여 명이 한꺼번에 접속하면서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렸다.

부산은행은 최대 5만명이 동시 접속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접속하면서 서비스가 중단됐다.

부산은행은 동백전 관련 시스템을 최대 4배 증설하는 보완작업을 거쳐 약속했던 시간보다 67시간 늦어진 4일 오전 9시가 돼서야 서비스를 정상화했다.

부산은행 측은 "지금은 최대 10만명까지 동시 접속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동백전 이전 운영사 코나아이가 KT로부터 운영권을 넘겨받을 1년 전 당시에도 시스템 과부하로 약 5일(105시간) 간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다.

시민단체는 지역화폐 운영대행사 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운영 중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IT 전문가들은 클라우드 기술을 동백전 시스템에 적용했더라면 서비스 중단 사태를 방지할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클라우드는 데이터를 인터넷이 연결된 중앙컴퓨터에 저장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손쉽게 데이터를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정부는 백신 예약시스템 과부하 사태를 빚은 뒤 네이버, LG CNS, KT, 베스핀글로벌 등 민간 클라우드 업체에 도움을 요청해 예약시스템을 개선했다.

과부하의 주요 요인인 본인 인증 등을 민간 클라우드가 담당하면서 접속 장애 문제를 해결했다.

클라우드 업체 관계자는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사용하면 접속자가 몰려 과부하가 예상되는 시점에 잠깐 가상 서버를 빌려 쓰고 나중에 해지하면 된다"며 "기존 서버는 접속자가 몰리면 접속 장애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대처하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부산은행 측은 이에 대해 "동백전의 고객 정보를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 문제는 향후에 검토해 볼 문제"라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