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액 2천219억, 복구비 4천251억 추산
"1천600만 원으로 어떻게 집 짓나"…이재민에 성금 배분·국비 지원 요청
향후 30년 송이 채취 불가능 '막막'…복구계획 확정되면 응급복구 시작
[동해안산불 한달] ③ 역대급 피해에 갈 길 먼 응급복구, 살 집 '걱정'
울진·삼척과 강릉·동해 등 동해안 산불 피해 조사와 복구계획 수립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역대 최대 피해가 난 만큼 복구는 갈 길이 멀기만 하다.

불에 탄 잔해물 처리 등 긴급 조치는 진행 중이나 복구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아직 산림 등 응급복구는 시작도 못 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내 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턱없이 부족한 주택 건축 지원금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소나무 군락지가 불에 타 앞으로 20∼30년 송이 채취가 불가능한 농가는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돼 막막하기만 하다.

[동해안산불 한달] ③ 역대급 피해에 갈 길 먼 응급복구, 살 집 '걱정'
◇ 동해안 산불 피해액 2천219억…복구액 4천251억 추산
동해안 산불에 따른 울진 지역 피해 규모는 3월 30일 기준으로 1천717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른 복구액은 2천9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강원 피해는 502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동해가 243억 원으로 가장 많고, 삼척 147억 원, 강릉 112억 원 등이다.

복구를 위해서는 1천301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산림청은 동해안 산불에 따른 산림 피해 면적을 2만523.25㏊로 공식 집계됐다.

이는 애초 산림 피해 추정 면적 2만4천940㏊보다 4천416.75㏊ 감소한 수치다.

울진 1만4천140.01㏊, 삼척 2천161.97㏊, 강릉 1천485.65㏊, 동해 2천735.62㏊로 조사됐다.

동해안 산불 피해면적은 축구장(0.714㏊)을 2만8천744개 모아놓은 넓이다.

서울 면적(6만500㏊)의 33.9%, 즉 ⅓이 탄 셈이다.

이와 별도로 영월산불 피해면적은 184.01㏊로 집계됐다.

5곳에서 일어난 산불 피해면적을 모두 더하면 2만707.26㏊다.

[동해안산불 한달] ③ 역대급 피해에 갈 길 먼 응급복구, 살 집 '걱정'
◇ 불탄 집 신축 지원금 1천600만 원…빚까지 걱정하는 이재민들
이번 산불로 울진에서는 219세대 33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마을회관, 숙박시설, 친인척 집 등에서 불편한 나날을 보내면서 불에 탄 집 걱정에 매일 속을 태우고 있다.

일부는 임시조립주택으로 주거지를 옮겼다.

울진에는 지금까지 임시조립주택 49개동을 설치했으며 나머지는 앞으로 1∼2주 안에 설치를 끝낼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울진에 LH 임대아파트가 없는 데다 이재민 중 임대 수요가 없어 우선 임시조립주택을 설치하고 있다"며 "마을 주민 동의, 자가 터 설치 요구 등으로 용지 확보에 다소 어려움이 있어 조금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도는 산불로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에게 조립식 주택 27채를 순차적으로 공급하고, LH 임대주택 23채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재민들은 집을 새로 지을 걱정에 앞이 캄캄하기만 하다.

주택 건축 법정 지원금은 모두 불에 탔을 경우 1천600만 원, 반이 소실됐을 때 800만 원이 고작이다.

턱없이 부족한 지원금에 빚까지 내야 할 상황이어서 주택 건축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주택 7채가 불에 탄 강릉 옥계면 남양2리 김영기 이장은 "농막을 짓는 데도 2천만 원이 들어가는데 1천600만 원으로 어떻게 집을 새로 짓겠느냐"며 "이재민들이 대부분 고령자이어서 걱정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북도와 울진군은 불에 탄 집터에 새로 집을 지으려면 평당 건축비가 600만 원 정도로 20평 기준으로 약 1억2천만 원이 들 것으로 추산한다.

정부 지원금 1천600만 원으로는 어림도 없는 만큼 경북도는 성금을 주택 건축에 우선 배분하고 국비를 더 지원하는 방안을 중앙부처에 계속 건의하고 있다.

[동해안산불 한달] ③ 역대급 피해에 갈 길 먼 응급복구, 살 집 '걱정'
◇ 산사태 예방 등 6월 우기 전 응급 복구 완료
산불 피해 산림 응급 복구는 아직 시작도 못 하고 있다.

피해 조사를 바탕으로 한 복구계획과 비용이 확정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달 초 복구계획이 확정되면 6월 우기가 시작되기 전에 응급복구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응급복구를 하면서 5월에 항구복구사업 계획을 수립해 산불 피해지 정밀 산림조사를 한 뒤 자연환경을 고려한 조림에 들어갈 예정이다.

수종은 관광과 소득, 지역 특성을 고려해 선정할 계획이다.

또 산사태 발생 우려 지역에 사방사업을 하고 산림보호 지역 생태 복원에 나선다.

경북도 관계자는 "복구계획이 조만간 확정되면 응급복구에 들어간다"며 "성금 배분 논의는 1차로 주택 신축에 지원이 이뤄지도록 건의하고 있으며 국비도 1천600만 원보다는 훨씬 많은 금액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해안산불 한달] ③ 역대급 피해에 갈 길 먼 응급복구, 살 집 '걱정'
◇ 향후 30년간 송이 안 나는데
동해안 산불로 울진 특산물인 송이버섯 농가에 큰 피해가 발생했으나 송이버섯 농가는 규정상으로는 피해 지원을 받을 수 없어 난감한 처지다.

'사회재난 구호 및 복구 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송이는 산림작물에 포함되지 않고 자연발생 버섯으로 지원에서 제외된다.

울진은 전국 송이 생산량의 10%를 차지했으나 산불로 송이가 나는 소나무 군락지가 고사해 향후 20∼30년은 송이 채취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불로 인한 송이 농가 피해 규모는 약 1천500㏊, 피해 농가는 900여 농가가 넘는다.

울진 전체 송이 농가의 70% 이상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도와 군은 정부에 송이 채취가 불가능해진 농가 소득 손실 보상을 건의했다.

다른 시설보다 복구 보조 비율이 낮은 농작물과 농업시설,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농기계 및 양봉 기자재 등에 대한 추가 지원도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