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0년전 주미대사 시절 尹당선인과 美서 조우…정상명과 인연 '연결고리'
인수위원장 후보군에도 이름 올려…장제원 "삼고초려했다"
경제안보 위기상황 대응·국민통합·경륜·대미통 '4박자' 갖춘 적임 판단
일찌감치 '한덕수 카드' 낙점한 尹…'샌드위치 만찬'서 공식통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한덕수 전 총리를 일찌감치 초대 총리 후보자로 사실상 낙점했던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인선 과정에서 5배수, 3배수 압축 이야기가 돌고 이 과정에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막판 변수로 부상하기도 했지만, 내부적으로는 한덕수 카드가 사실상 단수후보에 가까운 '0순위'로 검토됐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애당초 한 후보자를 1배수로 상당히 일찍 낙점했고, D데이를 4월 3일로 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조기 낙점 구도로 외부에 굳어질 경우 김이 샐 수 있는 만큼, 전략적 상황관리에 나섰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코로나 등으로 인한 경제·안보적 위기 상황 대응과 국민통합, 경륜, 대미통이라는 4가지 측면에서 한 후보자가 적임자로 꼽혔다는 것이다.

한 후보자가 올해 만 73세라는 고령에 대한 부담감도 없지 않았지만, 윤 당선인측은 그의 활동과 경륜 등으로 미뤄볼 때 나이는 별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후보자는 애초 인수위원장 후보군에도 올라 있었다고 한다.

한 후보자는 처음 윤 당선인측으로부터 총리직을 제안 받고 자신이 총리나 경제부총리 등 경제 라인 후보군을 추천할 수 있지만 직접 맡기는 부담스럽다고 고사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이 나를 최종적으로 낙점하지 않아도 정권의 성공을 위해 자문 역할을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윤 당선인과 한 후보자는 직접적으로 개인적 인연이 있는 사이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 관료 출신의 한 후보자는 검사 출신인 윤 당선인과 큰 접점은 없었다.

그러다 10년 전 우연한 기회에 마주치게 됐다.

한 후보자가 주미대사 시절 검사 신분으로 미국에 출장을 온 윤 당선인과 저녁에 식당에서 조우해 서로 인사를 나눈 것이 첫 만남이라고 한다.

이후 윤 당선인의 '멘토'로 알려진 정상명 전 검찰총장이 두 사람의 인연을 이어준 가교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검찰총장을 지낸 정 전 총장은 윤 당선인의 결혼식 주례를 설 정도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한 후보자는 정 전 총장과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공부 모임에 참석했는데, 이 모임에서 종종 윤 당선인을 마주쳤다고 한다.

두 사람은 윤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올해 2월 재경 전북도민회 신년 인사회에서 한 테이블에 앉은 바 있다.

당시 한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던 경험을 회고하며 "이렇게 굉장히 힘든 일은 대통령의 어젠다로 해야 가능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 당선인은 앞서 방문했던 제주 해군기지 얘기를 꺼내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단한 결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윤 당선인은 전날 밤 한 후보자와 3시간가량 '샌드위치 회동'을 한 자리에서 후보자 지명 사실을 공식 통보하고 국정 운영 및 조각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통의동 인수위 기자실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 제가 삼고초려를 했다.

3번 이상 (한 전 총리를) 찾아뵙고 간곡하게 말씀드렸다"며 "3번째 만났을 때 '다른 분을 꼭 찾기를 바란다'고 말씀해주면서 (본인에 대한 인사) 검증에 응했다"고 전했다.

장 실장은 "외교·경제·통상을 관통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겠느냐"며 "그 연세라는 게 경륜으로 본다.

세월없이 어떻게 그 경륜이 쌓였겠느냐"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