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인과학자 포함 컨소시엄 T2T '사이언스' 논문 6편 발표
'인간게놈프로젝트'가 빠뜨린 8% 20년만에 완전 해독
'인간 게놈(유전체) 프로젝트'(HGP)를 통해 인간 유전자 지도가 나온 지 거의 20년 만에 기능이 불분명한 '정크DNA'로 남겨졌던 나머지 8%도 모두 해독한 것으로 발표됐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인간게놈연구소'(NHGRI)가 중심이 된 국제 과학자 컨소시엄인 '텔로미어-투-텔로미어'(T2T)는 HGP 게놈 지도에서 빠진 부분을 해독해 최초로 완전한 게놈을 완성했다고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를 통해 밝혔다.

로이터 통신과 관련 연구단체 등에 따르면 HGP가 지난 2003년 13년의 노력 끝에 인간 게놈 지도를 완성했다고 발표했지만, 게놈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RNA 전사(轉寫)가 활발히 이뤄지는 '진정염색질'(eurochromatin) 부위에 집중했다.

상당한 성과였지만 고도로 반복되는 '이질염색질'(heterochromatin) 부위는 단백질을 생성하지 않아 기능이 불분명한데다 분석하기도 까다로워 연구되지 못했으며, 곳곳에서 구멍으로 남겨져 있었다.

연구팀은 남은 8% 중에는 단순한 허섭스레기 이상의 것이 담겨 있었다면서 RNA로 전사해 단백질을 생성하지 않아도 세포 기능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해 암과 같은 이상 세포분열의 핵심일 수도 있다고 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록펠러대학의 에릭 자비스 박사는 이와 관련, "게놈의 92%가 오래전에 분석이 끝나 나머지 8%는 별 기여를 못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이 8%를 통해 세포가 분열하는 방식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이해를 얻게 됨으로써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많은 질병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T2T는 총 30억5천500만 염기쌍과 1만9천969개 유전자로 된 게놈 지도를 내놓았다.

유전자 중 약 2천 개는 새로 규명했으며, 대부분이 기능을 상실한 상태이나 115개는 활성 유전자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또 200만 개의 유전적 변이를 찾아냈으며 이 중 622개는 의학적으로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연구팀은 세포분열 후기에 딸 염색체가 붙어 있는 염색체 내 영역인 '센트로미어'(centromere) 영역에 관한 새로운 이해도 얻게 됐다고 밝혔다.

T2T를 이끈 NHGRI 책임연구원 애덤 필리피 박사는 "미래에는 개인의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유전자 변이를 모두 찾아내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게놈 분석을 진짜 완전히 마무리한 것은 새로운 안경을 쓰는 것과 같은 것으로 이제야 모든 것을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됐으며, 모든 것을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고 했다.

사이언스는 이번 연구 결과를 특집으로 다루며 총 6편의 논문을 실었으며, 서울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NHGRI에서 연구 중인 이아랑 박사가 여러 논문의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인간게놈프로젝트'가 빠뜨린 8% 20년만에 완전 해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