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로는 진다" 비대위·宋에 입장 전달키로…공천 내홍 휩싸이나
모임서 이낙연·정세균·우상호·박용진 등 경쟁력 조사 필요성도 제기
宋 내일 서울시장 입장발표에 서울의원 긴급회동…차출론 반대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송영길 전 대표를 내보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 서울 지역 의원들이 31일 이른바 '송영길 차출론'에 사실상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송 전 대표가 다음 달 1일 페이스북에 일각의 출마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인 가운데 서울 지역 의원들이 송 전 대표를 차출 형식으로 전략공천을 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공천 문제를 놓고 당이 내홍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서울지역 의원들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가 끝난 뒤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실에 모여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을 포함한 지방선거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고 참석자들이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했다.

회동은 의총에 참석한 송 전 대표가 차출론과 관련, 기자들과 만나 "내일 정도에는 아무튼 결정하려고 한다"면서 "페이스북에 제 입장을 올리겠다"고 말한 직후에 이뤄졌다.

남인순 의원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이 회동에는 20명 가까운 의원들이 참석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전화로 동조의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시간 정도 진행된 회동에서 송 전 대표의 차출론이 나오는 것에 대한 불만과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바닥 정서가 좋아지면서 서울시장 선거도 해볼 만한 구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인천이 지역구인 송 전 대표가 나설 경우 이기기 어렵다는 게 참석 의원들 다수의 견해였다고 한다고 참석 의원들이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은 이낙연 전 대표의 출마 필요성과 함께 정세균 전 총리, 우상호 박용진 의원 등에 대한 당 차원의 경쟁력 조사와 함께 이른바 '신세대 셀럽' 등 새로운 인물 발굴에도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 의원은 "물밑에서 특정 인물에 대한 차출론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당 차원에서 본선 경쟁력을 담보할 후보군에 대한 논의를 공식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전했다.

다른 의원도 "경쟁력이 가장 높은 분을 후보로 모셔야 한다는 데 서울 지역 의원들의 의견이 모였다"면서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당 차원에서 여론조사를 해서 경쟁력을 알아보고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도 "만날 반성하고 쇄신한다고 해놓고 '그때 그 사람들'을 내놓으면 국민 입장에서는 어떻겠냐"며 "민주당이 어떤 정치를 꿈꾸고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새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의원들은 회동에서 모인 입장을 비대위 및 송 전 대표에 각각 전달키로 했다.

앞서 당내에서는 서울시장 후보 인물난을 이유로 송 전 대표에 대한 출마 요구가 나왔다.

특히 이재명 전 지사의 핵심 측근인 정성호 김남국 의원이 지방에 체류하던 송 전 대표를 만나면서 송 전 대표 차출론에 힘이 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차원에서 송 전 대표가 서울지역 출마를 위한 주소 이전 시한(4월 2일)을 앞두고 다음 달 1일 사실상 출마 의지를 밝히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지역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송 전 대표의 차출론에 사실상 반대하면서 향후 서울지역 후보 공천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