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영테크' 시행 5개월…"주식 성공보다 실패 경험 많아, 우리 세대의 아픔"
오세훈 "청년들, 투자 시행착오 덜 겪길"…금융교육 지원 강조
"기본을 다지고 공부해서 가상자산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청년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아요.

풍문을 듣고 돈이 되네 해서 뛰어드는 경우가 많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31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청년들의 체계적인 자산형성을 돕는 '서울영테크' 사업 5개월을 맞아 열린 간담회에서 청년 금융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우리나라는 아직 (금융) 교육이 일상화돼 있지는 않은 것 같고, 교과 프로그램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이런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며 "이 프로그램이 발전돼 우리 사회의 건전한 재산 형성 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영테크 사업은 청년들이 올바른 재테크 지식을 갖고 체계적으로 자산을 형성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무료 재무 상담과 재테크 금융 교육을 지원하는 오세훈 시장의 대표적인 청년 공약 사업이다.

이 사업은 작년 11월 12일 시작돼 현재까지 5천68명이 신청했으며 1천119명이 상담을 받았다.

상담을 받은 경험이 있는 간담회 참석자들은 영테크 사업을 통해 자산 관리에 큰 도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 참여자는 "지출이나 소비패턴을 모르는 채로 재테크를 하고 있었구나 싶었고, 수익과 지출을 기입하면서 좀 더 내 상황을 인지할 수 있었다"며 "상담받으면서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참여자 김시연(22)씨는 "고등학생 때 미리 배웠더라면 좀 더 개선됐을 텐데 아쉬웠다"며 "제 소비 패턴이나 제 지출내역 같은 것을 많이 수기로 적고 영수증을 모아서 관리하면서 저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상담사들도 "좀 더 일찍 (사업을) 시작했더라면 더 나아지는 분이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부모님 등으로부터 경제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보니 앞으로 (사업이) 지속해서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관보를 통해 재산 변동 사항이 공개돼 자신이 보유한 바이오주 가치가 일부 하락한 점을 에둘러 언급하며 청년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어떤 기사에서 '오세훈은 바이오주를 좋아하는데 망했다, 반 토막 났다' 해서 좀 창피했습니다"며 "댓글을 보니까 '오세훈은 '잡주'만 좋아한다, 잘 모르면 대형 우량주나 갖고 있으라'고 쓰여 있어서 제가 반성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주식 투자에서) 성공했던 경험보다는 실패했던 경험이 더 많고 지금도 집에서 아내한테 가끔 그 화제가 나오면 발언권이 갑자기 줄어든다"며 "이런 게 우리 세대의 아픔이다.

청년층은 그런 시행착오를 덜 겪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