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노선에 집중했던 티웨이항공이 유럽, 북미까지 운항이 가능한 대형기를 도입하며 ‘제2의 도약’에 나선다. 중장거리 노선 운항 경험을 쌓은 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재분배가 이뤄질 ‘알짜 노선’을 노린다는 포석이다.

티웨이항공은 17일 최대 운항 거리가 1만186㎞인 대형기 A330-300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 회사가 1만㎞ 이상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대형기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5월까지 A330-300 3대를 도입해 봄 싱가포르, 여름 크로아티아, 겨울 호주 노선을 차례로 운항할 예정이다. 대형기 20대를 2027년까지 마련해 매출 3조원을 기록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도 제시했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중소형기로 갈 수 있는 곳은 한계가 있어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대형기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40~50년을 기다려도 가질 수 없는 노선들을 노릴 수 있게 됐다”며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터키 이스탄불을 먼저 공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실적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7월에 항공기 가동률이 90%까지 올라간다면 연간으로 500억원 안팎의 흑자를 기록할 수 있지만 수요 회복 시점이 11월까지 미뤄지면 3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이 발생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티웨이항공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최악의 해를 보냈다. 시장에서는 이 회사가 지난해 2060억원의 매출과 15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