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SE 신작을 발표하는 팀 쿡 애플 CEO [사진=EPA 연합뉴스]
아이폰SE 신작을 발표하는 팀 쿡 애플 CEO [사진=EPA 연합뉴스]
최근 애플이 공개한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3'를 두고 외신들이 기대 이하라는 혹평을 내놓았다. 배터리 수명과 카메라 성능에 대한 비판이 핵심이다. 다만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성능은 준수하다는 평이 많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아이폰SE3 체험 후 쓴 기사에서 "2020년 출시된 아이폰SE2 또는 2019년 나온 아이폰11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구형 스마트폰이 고장나지 않는 한 아이폰SE3를 살 이유가 없다"고 평했다. 이어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새 스마트폰에 많은 돈을 쓰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WP는 "새 아이폰SE3의 배터리 수명은 종전 아이폰보다 개선되지 않았다"며 "전화, 사진, 이메일, 비디오스트리밍 등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12시간 만에 배터리가 방전됐다"고 했다.

애플은 아이폰SE3가 전작 대비 동영상 재생시간은 2시간, 오디오 재생시간은 10시간 늘어났다고 언급힌 바 있다.

싱글 광각카메라에 대해서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었다. WP는 "후면 카메라 렌즈가 1개뿐"이라며 "다른 모델처럼 초저화면이나 망원 줌이 없다. 더 실망스러운 건 야간촬영 모드로 어두운 상황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낮에는 선명하게 사진이 찍혔지만 더 어두운 조명 조건에서는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며 "'아이폰13 미니'에 비해 디테일이 적고 색감이 부자연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티브 잡스가 이끌 때 애플은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했지만 오늘날 공개된 아이폰SE3는 애플이 얼마나 그 기준을 벗어났는지 보여준다"면서 "오랫동안 저렴한 가격의 아이폰을 기다려온 고객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버지도 "2017년에 나온 지겨운 디자인과 두꺼운 테두리는 이미 작은 화면을 실제보다 더 작게 느끼게 한다"고 꼬집었다.

다만 애플의 주력인 최신 플래그십 아이폰13 시리즈와 동일한 바이오닉칩을 탑재한 AP 성능에 대해서는 호평이 이어졌다. NYT는 "5세대 이동통신(5G)을 지원하는 아이폰SE3는 롱텀에볼루션(LTE)보다 20% 정도 속도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CNN도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수행해도 발열이 거의 없었고 느려지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는 25일 국내에 정식 출시되는 아이폰SE3의 가격은 64GB(기가바이트) 저장 용량 기준으로 59만원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