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되고 경찰 중심의 대공 수사 체계로 전환이 예정된 가운데 정권 교체로 대공수사권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현행 계획대로는 안보수사에 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별도 안보수사 조직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벌써 나온다.
◇ "해외 정보망이 관건"…협업하고 있지만 공백 우려 경찰에 대공수사권을 이전하기 위해 협업 중인 국정원은 최근 경찰과 군 등이 참여하는 안보범죄정보협의회를 만들어 정보 공유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국정원장 소속으로 '안보범죄정보협력센터'를 설치해 국정원 직원과 관계기관의 파견직원이 협업하고 전산을 공유하도록 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안보범죄정보 업무규정'은 수사기관이 수사 결과를 최초 정보제공기관과 공유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직접 수사는 못하더라도 수사 관련 정보는 놓지 않겠다는 국정원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의도를 조직 이기주의로만 보기는 어려운 부분도 있다.
안보수사 특성상 해외 정보기관 등과의 협업이 필수적인데, 경찰이 현 조건에서 2024년까지 그러한 역량을 얼마나 강화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없지 않다.
2020년 대공수사권 이전을 결정할 때도 '한시적 유예 조항'이 붙었으며,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등은 별도 외청 형태의 안보수사 조직 신설 필요성을 언급했다.
당시 국회 입법조사처가 주최한 관련 간담회에서 발제를 맡아 안보수사청(가칭) 또는 경찰청 내 국가안보수사본부 신설을 주장한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13일 통화에서도 "현재 국정원과 경찰이 안보수사 정보를 공유하는 체제가 있지만 100% 가동은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도 국내 안보유해사범 수사는 잘하지만 북한 간첩 수사 등은 역량이 부족하다"며 "요새는 북한이 직접 침투하기보다는 제3국으로 우회해 침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고 지난해 충북동지회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해외 정보기관과의 협력이 중요한데 경찰은 아무래도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이 밖에도 북한 대공속보를 무선으로 탐지하고 간첩들의 통신을 해독하는 등에 필요한 장비와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완전 회귀는 비현실적…안보수사청·안보수사본부 신설 거론 차기 정권에서는 대공수사권 이전 계획이 어떤 방식으로든 재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형사정책연구원의 윤해성 연구위원은 "대공수사권 이전 후 노하우가 생기려면 20년은 걸릴 텐데 그러면 안보 공백이 생긴다"면서 "국정원 대공수사권은 해외에서도 인정해주고, 수사와 국제네트워크를 잘 갖춘 조직이다.
대공수사권 이전을 유예하든지 철회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과거로 완전히 회귀하는 것은 국민 정서와 맞지 않을 수 있어 숙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수사청 신설은 대안 중 하나다.
한희원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한국의 국가안보사범 수요를 고려하면 한국형 FBI가 필요하다.
정보와 수사를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경찰과 검찰, 국정원, 기무사가 함께 단일방첩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반 형사범죄와 달리 국가안보사범은 국가 존망을 흔들고, 범죄 방법이나 의도도 달라 일반 수사기구가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반발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에서조차도 아직 안보수사 쪽 조직과 인력이 그대로 남아있는 만큼 새로운 조직으로 이동하지 않으려는 저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여당 의원 발의로 검토됐던 경찰 내 안보수사본부 신설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의 안보수사국에 사이버테러, 방첩 등 업무를 묶어 대공수사 전담 기관으로 키우는 방식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의 국외정보 수집 역량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정보수집 능력은 예산에서 나온다"며 "과거에도 국정원에서 첩보를 받았지만 수사는 경찰이 다 했다.
경찰 중심으로 안보수사협의체를 재편한다든지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도 "옥상옥처럼 국정원이 지휘 감독하는 장치를 두기보다는 경찰의 대공 수사 능력을 향상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며 "경찰도 보안 관련 업무를 꾸준히 해와서 역량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