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태용 재외동포포럼 회장, '인구절벽·지방소멸' 막는 해법 제시
"동포 살던 환경 그대로 재현한 자족도시 건설…교육·문화·일자리 충족"

"인구가 갈수록 줄어 이른바 '소멸 도시'로 진행 중인 전국 곳곳에 전 세계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를 끌어들여 서울 이태원과 같은 도시를 여러 개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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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산하 사단법인 재외동포포럼의 지태용 회장이 인구 절벽을 막기 위해 내놓은 해법이다.

지 회장은 2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추세라면 어떤 방법으로든 인구 감소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더 심각한 것은 인구가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으로만 몰려 지방의 도시가 소멸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지 회장은 이어 "20대 대선 후보들 역시 도시 소멸을 막고, 지방에 메가급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며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정말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전 세계 부동산 관련 전문가들의 모임인 세계부동산연맹 한국대표부 회장도 맡고 있다.

그동안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정부가 건설한 '혁신도시'는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했다.

서울에 집중된 인구가 혁신도시로 이동해야 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못하고 '주말 부부', '이중 살림' 등의 형태로 변질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자녀 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양질의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뿐 아니라, 100대 기업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 일자리 때문에 청년들이 함께 이동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 회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740만 재외동포가 역이민해 정착할 수 있는 도시를 건설해 그곳에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된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이 살던 환경, 즉 가옥 형태나 거리 풍경 등을 그대로 재현해 자족도시를 만들고, 365일 축제와 세계의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문화·관광형, 국제융복합 도시를 건설해주자는 아이디어다.

남해에 세워진 '독일 마을', 경북 영주에 추진되는 '재미동포 타운' 등 각 국가 환경에 맞는 도시를 건설하거나, 서울 이태원처럼 여러 나라에 거주하던 동포들이 함께 사는 도시를 만든 뒤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들 도시에는 프랑스, 미국, 러시아, 유럽, 필리핀, 베트남 등 각국의 특징적인 문화 거리와 타운이 조성될 수 있다.

나아가 '국제학교'를 기본으로 세우고, 세계적인 문화와 언어를 배울 수 있는 '다국적 학교'를 설립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래야 '제주 영어마을'처럼 국내 학생들이 앞다퉈 진학하려고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국에 이런 도시를 여러 개 만들면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를 만들 수 있어요.

베드타운이 아니라 하나의 관광산업 단지라고 보면 됩니다.

세계적인 문화, 볼거리, 교육이 한데 어우러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도시를 살리고, 나라를 살리고, 인구 절벽에 대비한, 소멸 도시를 막고 균형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대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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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회장은 이런 도시를 'G.CO CITY'(Global Complex City)로 명명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에서 1시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는 몇몇 지자체와 이 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 건설은 재외동포 자본이 유입되는 것으로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그는 이를 국가정책 과제로 구체화하기 위한 첫 작업으로 지난 1월 정책 포럼을 열었다.

미국, 유럽 등지를 돌며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지코시티' 설명회도 개최했다.

지 회장은 "정부가 품어주고,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면 이를 통해 인구를 늘리고, 지방 도시를 부흥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