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 아동을 법정에?…'법정출석 없는 진술' 방안 모색

여가부, 내일 여성폭력방지위 분과 회의…'해바라기센터-법원 연계'

최근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미성년 성폭력 범죄 피해자들이 법정에 출석해 피해 내용을 직접 증언해야 할 상황에 놓이자 여성가족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가부는 오는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여성폭력방지위원회 성희롱·성폭력분과 전문위원회를 연다고 27일 밝혔다.

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 녹화영상에 관한 증거능력 특례조항 위헌 결정으로 우려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과 입법 방향 등을 논의한다.

특히 해바라기센터와 법원을 연계해 성폭력 피해 아동·청소년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진술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2월 23일 미성년 피해자의 영상녹화 진술을 증거로 인정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0조 6항에 대해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한다"며 재판관 6대 3의 의견으로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이런 결정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은 반대신문권만을 강조하며 피해자의 권리를 빼앗는 결정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피해자들이 법정에서 2차 가해를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여가부에 따르면 해바라기센터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전년보다 약 15% 늘어난 2만7천434명의 피해자를 지원했다.

피해자들에게 제공한 의료·상담·법률 등 서비스 지원 건수는 41만8천32건에 달한다.

김경선 여가부 차관은 "성폭력처벌법 관련 조항의 위헌 결정으로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등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여가부는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가 조사 및 재판과정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관계부처, 전문가 등과 협력해 대응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