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수입국 리비아행 물량 38%↓…항만업계 대책 논의
인천항 중고차 수출량 감소세…"운반선 확보 어려워"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량이 자동차 운반선 부족 등으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27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국내 최대 중고차 수출항인 인천항의 지난달 중고차 수출량은 2만7천611대로 작년 동기 2만9천924대보다 7.7% 줄었다.

한국 중고차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리비아로 지난달 수출한 물량은 6천366대로 지난해 같은 달 1만273대에서 무려 38%나 감소했다.

IPA는 수출용 중고차를 외국으로 실어나를 자동차 운반선이 부족해 수출량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운반선의 선복량이 부족하다 보니 제때 차량을 선적하지 못하면서 수출을 기다리는 중고차 물량이 많아졌다는 관측이다.

자동차 운반선은 수요 변화에 따라 새로 건조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지금은 기존 운반선을 활용해 중고차 수출 물량에 대응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 전기차 수출을 위해 운반선의 운임을 높게 책정해주면서 국내로 올 선박이 중국으로 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6일 승용차 4천여대를 실은 채 독일에서 미국으로 향하던 자동차 운반선 '퍼실러티 에이스호'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도 운반선 부족 현상에 일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고차 수출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운반선 부족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며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라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소폭 해소되면서 신차 수출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선복 부족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PA는 중고차 선복량 증가를 유도하기 위해 다음 달에는 자동차 운반선 선사인 현대글로비스·유코(EUKOR) 등과 화상회의를 열 계획이다.

IPA 관계자는 "자동차 운반선 운영 현황과 신차·중고차 운송 비율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선사들이 인천항을 이용하면서 불편했던 사항도 파악하겠다"고 했다.

IPA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항을 통해 수출된 중고차는 40만9천86대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2019년의 41만9천872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2020년 34만5천609대로 낮아졌으나 지난해 회복세를 보였다.

국내 최대 중고차 수출항인 인천항은 매년 국내 중고차 수출물량의 80∼90%를 처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