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충호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시력·청력·성장 발달 체크 필수"

2월 말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를 둔 부모의 걱정이 커지는 시기다.

자녀가 친구들과 잘 어울릴지, 학교에 잘 적응할지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걱정일 수밖에 없다.

아이가 학교에 빠르게 적응하고 즐겁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해야 한다.

부모는 입학 전후 아이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체크해 앞으로의 학교생활을 도와줘야 한다.

이 시기 확인해야 할 아이의 건강 상태를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26일 정리했다.

◇ 시력 검사 필수…안경 써야 한다면 주저 말고 착용
신충호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시력과 청력은 아이의 일상생활과 학교생활을 안전하게 잘 수행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시력을 매년 측정했더라도 입학 전후 다시 확인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어린아이들은 표현력이 부족하므로 이유 없이 눈을 자주 찡그리고 비비거나 TV를 가까이서 보기 시작하면 근시를 의심해야 한다.

만 6∼8세 사이에 근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고, 진행 속도도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이 시기 시력 이상 여부를 파악해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장시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하는 습관은 눈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야외 활동을 장려하는 게 좋다.

햇빛은 우리 눈 속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도파민은 근시 진행을 억제하고 안구의 정상적인 성장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경 착용을 권고받았다면 안경 쓰는 것을 주저해선 안 된다.

안경을 썼다가 벗었다가를 반복하기보다는 가급적 종일 바르게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

안경을 고를 때는 얼굴형과 렌즈 무게 등을 고려해 흘러내리지 않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아이들은 아직 콧대가 낮고 귀와 얼굴 앞까지 길이가 짧기 때문에 안경이 잘 흘러내릴 수 있다.

◇ 신생아 난청 선별검사 통과했어도 입학 전후 '체크'
청력에 이상이 없는지도 확인해보는 게 좋다.

난청은 진단 시점이 늦어질수록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

출생 당시 신생아 난청 선별검사를 통과했더라도 아이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이 시기에 한 번쯤 검사하는 게 좋다.

아이가 질문을 이해하고 대답하는지, 반복해서 말하지 않아도 잘 알아듣는지, 아이가 주의를 끌기 위해 큰 소리로 말하는 경우가 자주 있지는 않은 지 등을 살펴 병원에 방문하면 된다.

귀 건강을 위해 지켜야 하는 생활 습관을 교육하고, 이상이 있으면 부모에게 반드시 말하라고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신 교수는 "코 풀 때 한쪽 코씩 번갈아 풀기, 귀에 물들어가지 않게 조심하기, 귓속을 자주 만지지 않기, 평소와 달리 귀가 잘 들리지 않거나 이상한 소리가 들리면 보호자에게 알리기 등을 아이에 숙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아이들은 소음성 난청의 위험을 높이는 디지털미디어를 접하는 시간이 길다"며 "미리 점검하는 게 좋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성장 발달 막는 '소아 비만' 주의
소아 비만은 아이의 성장 발달을 막고 향후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만으로 인해 사춘기가 일찍 찾아와 성조숙증 등이 나타날 경우 제대로 키가 크지 않는 등 성장에도 좋지 않다.

소아비만의 가장 큰 원인은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운동 부족이다.

특정 질병 탓에 소아비만이 발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후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체중이 불어난 경우가 많으므로 부모가 아이의 키와 체중 등을 살피는 게 좋다.

대개 체질량 지수 측정 시 같은 연령, 같은 성별, 같은 신장을 가진 소아의 표준 체중보다 20% 이상 더 나가면 비만으로 의심한다.

신 교수는 "1년 전과 비교해 체질량지수가 과도하게 증가하는 추세라면 식습관과 생활 습관 교정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비만이 의심된다면 일상생활에서 가볍게 실천할 수 있는 신체 활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수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누워서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가급적 눕기보다는 앉아서 읽게 하고, 10분 정도는 서서 소리를 내며 읽게 하는 등 가벼운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