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셴코 "러·우크라에 양자회담 제안"…"침공 직전 푸틴에게서 연락 받아"
프랑스 외교장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허용했다" 벨라루스 규탄

러시아 우방인 벨라루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 군사 작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군 수뇌부 회의를 소집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과 관련해 "우리 군은 러시아 군사 작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에 벨라루스 수도인 민스크에서 양자회담을 여는 것을 제안했다고도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북부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는 최근 우크라이나 접경에서 러시아와 대대적인 합동 군사훈련을 벌여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시 러시아 편에 가담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우크라 침공] '러 우방' 벨라루스 "러 작전 참여 안하고 있다"(종합2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새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벨라루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새벽 5시께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가 있었다"며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국경과 돈바스 지역의 상황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도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이날 새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하기 직전 푸틴 대통령과 한 통화에서 "우크라에서 군사작전을 개시할 것이라는 사실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준 벨라루스를 규탄했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르드리앙 장관은 "전쟁을 하겠다는 이번 결정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유럽 국가들이 여러 차례 말했듯이 엄청난 대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와 돈바스, 크림반도 등 북쪽과 동쪽, 남쪽 등 3면에서 우크라이나로 넘어가 침공을 벌이고 있다.

벨라루스는 최근까지 러시아와 합동 군사훈련을 펼쳤다.

합동 훈련은 당초 2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종료 직전 돈바스 긴장 상황 등을 이유로 전격 연장됐다.

이를 두고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루카셴코 대통령도 "우리의 동맹인 러시아가 직접적 공격을 받으면 벨라루스도 전쟁에 참여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승리 이후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야권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고 집권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으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부쩍 밀착 관계를 형성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