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어페어스 기고 "美 유일한 동맹…韓입장에 모호성 없다"
"중국과 파트너십 유지돼야…적대관계 도움 안돼"
'조건부 제재완화' 대북구상 밝혀…'尹 선제타격론' 비판
이재명 "北핵·미사일 가장 큰 도전…해결책 평화로워야"(종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23일(현지시간) "한국 교역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파트너십은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미국외교협회가 발간하는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에 실린 '대한민국을 위한 실용적 비전: 어떻게 아시아를 선도하고 국내 성장을 활성화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지금 한국에게 필요한 것은 실용주의"라면서 "경직된 이념이나 공허한 구호로는 이러한 도전들에 대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실용주의에 따라 북한의 핵 프로그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국경을 넘는 환경오염, 코로나 대응 같은 중요한 문제들을 다루기 위해 중국과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중국 비위를 맞춰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인들은 중국의 공세적 행동에 충분히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연한 적대관계는 한국의 국익은 물론 한미동맹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국의 역할을 평가했다.

이 후보는 한미 관계와 관련, "일각에서 한국이 두 강대국(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마치 한국이 미국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그릇된 인상을 주려고 한다"며 "그러한 주장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한국의 입장에는 모호성이 없다.

미국은 한국의 유일한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이미 포괄적이고 심화한 양자 관계를 발전시켜왔으며 앞으로도 동맹관계는 더욱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한국의 가장 큰 외교적인 도전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꼽으면서 '조건부 제재 완화(스냅백)와 단계적 동시 행동'으로 요약되는 자신의 대북정책 구상을 상술했다.

먼저 "한국은 한미동맹을 통해 어떠한 북한의 군사적 공격과 도발에도 단호하게 대처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것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명확히 인식하도록 할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어떤 해결책도 평화로워야 한다.

무력의 과시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선동 구호처럼 외치는 것은 더 이상 유용하지도 않고 공포와 분열을 부추기는 냉전적 구도를 불러올 뿐"이라면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선제타격론'을 겨냥했다.

이어 "2019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의 실패는 이른바 '빅딜' 접근의 성공 가능성이 작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비핵화는 북한이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할 때 제한적으로 보상하는 방식으로 시도되는 것이 더 낫다.

물론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제재가 즉각 복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코로나 백신·의약품 지원과 이산가족 상봉 등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대일 관계에 대해 "일본이 제국주의 과거사를 청산하지 않음으로써 한미일 3국 공조에 계속 걸림돌이 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한 일본의 무역 조치는 역사문제에 대응해 경제적 강압 수단을 취한 충격적인 사건으로 이로 인해 한일관계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국은 경제·사회·외교 협력을 증진하는 한편, 비극적인 역사문제 극복을 위해 성심껏 노력할 것을 천명했던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의 공동선언 정신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고문에는 한반도 종전선언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이끄는 민주당 선거대책위 평화번영위원회는 이와 관련, "종전선언은 초안 작성 단계부터 한 번도 검토되거나 포함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종전선언 입장을 놓고 이른바 '자주파'와 '동맹파'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지난 21일자 조선일보 보도 등에 대해서도 "허위"라고 못박았다.

/연합뉴스